강만수-박병원, 10년만의 재회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06.20 18:34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56, 행시 17회, 위 사진)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63, 행시 8회, 아래 사진)이 10년 만에 경제정책의 핵심포스트에서 만났다.

1997∼1998년 강 장관이 재정경제원 차관으로 있을 때 박 수석은 강경식 부총리 겸 재경원 장관의 비서실장으로 있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박 수석은 강 장관의 보스를 보좌하는 자리다.

강 장관은 재무부, 박 수석은 경제기획원(EPB) 출신이지만 'PK(부산·경남) 출신', '서울대 법대', '천재형', '소신파' 등 닮은 점이 많다.

'감세론자'라는 점에서도 두 사람은 코드가 비슷하다. 과거 재경부 차관으로 있을 때 박 수석의 숙원사업이 '사업용 부동산 거래세 인하'였다. 당시 세수 감소를 우려하는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의 반대로 성사시키지는 못했지만 "세율을 내려 거래가 활발해지면 세수는 줄어들지 않는다"는게 박 수석의 논리였다. 강 장관 역시 장기적으로는 법인세와 거래세는 줄여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메가뱅크론'에서도 두 사람은 생각을 같이 한다. 올초 민간에서 메가뱅크 방안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한 인물이 당시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있던 박 수석이었다. 강 장관 역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챔피언뱅크' 설립 방안을 제안한 뒤 메가뱅크론을 적극 옹호해왔다. 새 경제팀 체제에서 메가뱅크 방안이 다시 힘이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같은 재경관료 출신으로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도 비슷하다. 강 장관과 공유하는 바가 적었던 김중수 전 경제수석 때와는 달리 재정부 장관과 경제수석 간 업무협조와 이견조율이 한결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수석도 강 장관과의 관계에 대해 "과거 부총리 비서실장으로 있을 때 당시 차관이었던 강 장관과 가까이 지냈다"며 "호흡을 맞추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수석이 합류한 새 경제팀에서는 강 장관쪽에 무게중심이 쏠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 수석은 이와 관련, "(경제수석은) 직접 나서서 이야기하는 자리가 아니라 각 부문의 정책을 조율하는 일을 해야 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정책조율이란 대개 재정부와 기타 경제부처 사이의 이견을 교통정리하는 것이다. 박 수석이 재정경제부 차관을 역임해 재정부 관료들과 '주파수'를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재정부의 논리에 힘이 실릴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경제부총리가 없음으로 인한 컨트롤타워 부재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기획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박재완 전 정무수석(53, 행시 23회)도 경제팀 운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국정을 총괄 조정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이 대통령의 신임도 각별하다. 그러나 강 장관의 재무부 후배인데다 신사적이고 원만한 화합형 스타일이기 때문에 정책조율에서 큰 불협화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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