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외인지분율 상승, 득이냐 실이냐

머니투데이 오상연 기자 | 2008.06.22 15:32
국내 은행의 외국인 지분율 상승이 득(得)일까 실(失)일까.

외환위기 이후 외국계 자본이 국내 은행의 지분을 늘렸지만 수익성이나 성장성에는 큰 도움이 안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이인실 서강대 교수와 전용일 성균관대 교수는 지난 20일 서울 그랜드 힐튼호텔에서 열린 '2008년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외국계 자본의 국내은행 인수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국내 사모펀드를 대형화하고 금융감독 당국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외국 자본의 국내은행 인수가 애초 기대했던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선진 금융기법을 전수해 은행들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을 높일 것이란 기대는 말 그대로 ‘기대’로 끝났다는 설명이다.

두 교수는 논문에서 “외국인 지분율 확대는 국내 은행의 수익성, 자산건전성, 성장성과 관련해서는 뚜렷한 결과를 만들어 내지 못 했다”며 “종합적으로 외국계 자본 진입은 은행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부만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주가 측면에서는 부작용도 관찰됐다. 이들은 주가와 외국인 지분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 지분율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위험이 있다”면서 “특히 국민은행의 주가는 외국인 지분율에 따라 확연히 달리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영향도 여러 분야에서 관찰됐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외국계 자본의 영향을 받고 있는 은행을 분석한 결과 대기업의 대출 비중은 줄어들고 자기자본 비율은 높아졌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은행들의 외환관리 수익은 증가한 반면 파생상품 관련 수익을 줄어들었다. 외국 자본과의 거래가 활발해 지면서 외환 관련 수익은 늘어난 반면 리스크 관리 강화로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계 자본의 진출이 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금융감독 당국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외국자본이 국내은행의 효율성과 수익성, 안정성을 높이도록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두 교수는 “외국계 자본에 인수된 국내은행이 상장 폐지된 사례가 많다”며 “상장 폐지로 예금자나 투자자 모두 정보획득이 어려워진 만큼 감독당국이 적절한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국내 금융자본을 육성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사모펀드가 대형화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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