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미래에셋' 가시밭길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06.20 11:36

'지지부진' 증시흐름에 펀드 유입자금 둔화·실적악화 '겹악재'

국내 펀드계의 최강자인 미래에셋이 '고난의 행군'에 돌입하고 있다.

국내증시가 20일 1730선에서 헤매이는 지지부진한 흐름 속에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이 둔화되고 실적도 약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감소한 실적 탓에 목표주가를 내리는 증권사 보고서도 등장했다.

키움증권은 이날 미래에셋계열사 가운데 증시에 상장된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8만원에서 24.4% 내린 13만6000원으로 낮췄다. 투자의견은 'BUY'를 유지했다. 하지만 증시환경 개선시 주가상승 탄력을 감안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미래에셋계열사 가운데 증시에 상장된 미래에셋증권은 증시환경 악화로 지난 5월 전년 동기대비 12.5%, 전 분기대비 24.5% 감소한 26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키움증권은 실적 부진의 이유로 펀드판매의 부진으로 자산관리 수익 증가추세가 크게 둔화된 점을 들었다. 4월과 5월 주식형펀드(인사이트 포함) 순증 규모는 4월 4000억원과 5월 1000억원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에셋의 영업이익 가운데 펀드판매는 37% 가량이다. 현대증권(10%대) 등 다른 대형 증권사들의 펀드판매가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선.

영업이익의 상당수를 펀드에 의존하고 있는 미래에셋으로서는 펀드시장에 부정적인 변화가 다가오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영수 연구원은 "미래에셋의 펀드판매 순증 규모는 6월의 경우 전월 대비 다소 증가하고 있지만 중국 등 해외증시의 부진 등으로 여전히 저조한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올들어 고초를 겪고 있다.

20일 오전 11시10분 현재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10만4000원이다. 지난해 11월9일 장중 20만6500원에 비하면 반토막 가까이 났다.

지난 6월 13일에는 장중 9만9900원으로 10만원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주가가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미래에셋에 대해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미래에셋의 영업이익 가운데 펀드판매는 37% 가량이다. 현대증권(10%대) 등 다른 대형 증권사들의 펀드판매가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선.


영업이익의 상당수를 펀드에 의존하고 있는 미래에셋으로서는 펀드시장에 부정적인 변화가 다가오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미래에셋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은 확고한 편이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올들어 국내외 주식형펀드로 몰린 자금은 재투자분을 제외하면 8조3430억원. 이 가운데 미래에셋으로 몰린 자금은 54.8%인 4조5706억원이다. 올들어 펀드를 가입한 투자자의 절반 이상이 미래에셋펀드를 선택하면서 신뢰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실물경기 위축과 글로벌증시의 부진으로 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이 지난해 하루에 4000억원씩 유입되던 것과 달리 상당폭 둔화되고 있다. 게다가 미래에셋운용 전체 국내외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올들어 -6.5%를 기록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호의적인 투자자들의 태도가 언제 돌변할 지 불안한 실정이다.

여기에 4조원이 넘는 자산의 66%를 중국에 몰입한 인사이트펀드는 중국증시의 거센 조정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인사이트펀드는 올들어 평균 17%의 손실을 입고 있다. 중국증시가 일견 희망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러브콜'을 보내는 미래에셋의 태도에 의구심을 갖는 시선도 늘어가고 있다.

극단적인 주장이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의 위기론'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같은 위기에서 미래에셋이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도 감지된다.

금융 대형주에 대한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 창구를 통해 국민은행은 6월 들어 99만4230주를 순매수되고 있다. 신한지주는 최근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9만8750주의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외환은행도 최근 2거래일간 4만6890주, 이달 들어 22만3880주가 순매수되고 있다.

전기전자에서는 1등주인 삼성전자를 팔고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등을 사들이고 있다.

6월 들어 3조원 이상을 순매도하는 외국인들의 매도 강화에 제대로 맞설 기관은 미래에셋이라는 점은 증권업계에서도 부인하지 않는다. 미래에셋이 무너지면 국내증시도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향후 어떤 방식으로 미래에셋이 난관을 타개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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