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주가상승신호 '점등'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6.20 08:06

1730선 지지확인시 유동성 유입으로 증시상승

미증시가 사흘(다우지수는 나흘)만에 상승 반전했다.
다우와 S&P500 지수의 상승폭이 0.5% 미만에 불과하지만 초반 하락세를 이겨내고 상승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우지수는 이틀연속 장중 1만2000선을 하회하기도 했으나 종가 기준으로는 무너지지 않았다.
S&P500지수는 지난 11일부터 4번에 걸쳐 1330선을 방어해냈다.

무엇보다도 강력한 모습은 국제유가(WTI)와 옥수수 가격의 변화다.

WTI는 3.6% 급락하며 지난 3월말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이 에너지 가격을 대폭 인상하면서 원유 수요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지난 16일 배럴당 140달러 가까이 치솟았던 WTI가 아직 하락추세로 돌아선 것은 아니지만 사상최고치 수준에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유가 추가상승 기세가 약화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던 옥수수 가격도 12일만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6일 758달러까지 치솟았던 옥수수는 이후 이틀간의 상승세 속에서도 사상최고치를 벗겨내지 못하다가 마침내 연속 상승세에 종지부를 찍었다.

CRB상품지수는 458.70까지 7일 연속 오르며 사상최고치 경신행진을 이어가다가 1.7%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최근 글로벌 인플레 앙등의 온상지였던 원유 및 곡물에서 가격 조정이 일어났기 때문에 오는 25일 공개시장회의(FOMC) 이후 발표문 문구에 대한 우려가 다소 경감될 소지가 생겼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2.6% 급등했다. 컴퓨터용 반도체 업체인 브로드컴이 리먼브라더스의 2분기 이익예상치 상향조정으로 7.6% 급등하는 등 17개 반도체 회사 주가가 상승했다.
인텔(+2.6%), 마이크로소프트(+1.6%)도 상승했다.

이같은 기술주의 상승은 최근 전기전자를 집중매도하고 있는 외국인의 태도에 변화를 줄 요인이 될 수 있다.

외국인은 전날에도 삼성전자(-735억원), LG전자(-693억원), LG디스플레이(-178억원), 하이닉스(-114억원) 등을 처분하며 총 2596억원의 순매도 중 1728억원을 전기전자 업종에 집중했다.

따라서 미국 기술주의 급등이 외국인의 과매도 인식을 불러낼 경우 IT전자 업종이 다시 주도주의 위치를 회복함과 동시에 강한 주가반등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우운송지수가 3.4%나 급등한 점도 상당한 파급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증시 침체로 최근 중국관련주가 힘을 얻지 못하는 상태에서 다우운송지수가 상승세를 지속해 사상최고치(5536.57)를 돌파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중국 증시의 회복과 함께 철강, 기계, 운수장비, 운수창고 업종도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주 들어 중국 증시와 코스피지수의 연관성이 밀접해진 것은 중국이 글로벌경제의 성장축으로서의 동력을 상실할 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는 미국이 어려움을 겪어도 중국에 기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남아 있었지만 중국 증시가 10일 연속된 하락세 속에서 연일 연중최저치를 갈아치우는 모습을 보이자 중국이 글로벌 안정판이 되지 못하고 함께 침몰하는 쪽이 될 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밀려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전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베트남처럼 중국이 먼저 붕괴되는 일은 없을 확률이 높다.

증시 하락 우려만 해소된다면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로 유입돼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구가할 수 있다.

4월 기준 국내 통화승수(광의의통화/본원통화)가 26.4배로 지난해 평균치인 24.7배보다 높은 수준이고, 지난 3월부터 실질금리(3년물 국고채-CPI상승률)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내 주가수익률과 채권수익률의 갭이 3.4%로 확대되면서 채권대비 주식시장의 투자매력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증시가 안정되는 모습만 보인다면 저가매수 기회를 노린 단기성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충분하다(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

결국 유가와 곡물가 상승세가 잡히면서 인플레 우려가 경감돼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고 실물자산 투자 안정성이 담보된다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MMF 등 단기성 자금이 증시의 수요요인으로 부상할 수 있다.

코스피지수가 1730선을 내주지 않고 반등 자신감을 보여준다면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한달간의 주가 조정국면이 마무리되고 지난 3월 중순 이후처럼 2개월에 걸친 상승세가 전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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