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외인 추가매도는 한계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6.19 17:15

FOMC 전후로 반전 계기 마련될 것

처참하게 당했다. 전날 극적인 반전이 조롱으로 돌아왔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731.51까지 추락하며 지난 13일 기록한 장중 저점(1730.25)에 1포인트 차이까지 접근했다.

지난 3월17일 연저점(1537)부터 5월19일 연고점(1901)까지 상승분의 50% 되돌림을 완성하고 바닥을 설정했다는 선언이 나온 지 나흘만에 다시 증시 붕괴를 우려하는 지경에 처하게 됐다.

닛케이와 대만가권 지수는 2% 넘게 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
중국 증시는 가장 비참했다. 전날 -2.33%에서 +5.39%로 급선회했던 중국 상하이지수는 6.54% 추락하며 연중 최저 종가를 새로 기록했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종이목재(+0.19%)를 제외한 전업종이 떨어졌다. 시총 상위 15개 종목에 모두 파란불이 켜졌다.

신일본제철의 강판가격 인상 호재를 등에 업었던 포스코가 나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한 KT마저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시총1위 삼성전자는 무려 4.12%나 추락하며 시총 100조원을 밑돌았다. 연초부터 최고의 주도주로 각광받았던 LG전자는 장중 7.7%나 폭락하며 지난달 16일 기록한 사상최고치(16만8000원) 대비 23%나 떨어졌다.

외국인의 현·선물 순매도에 프로그램 매물까지 쏟아질 경우 방법이 없다는 한계가 다시 입증됐다.
외국인은 이날도 2596억원을 순매도하며 9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달 들어서만 누적순매도가 3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투신권(자산운용사)도 이달 현재까지 6603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투신의 이같은 매물을 개인(1조7647억원), 증권(7006억원), 기타법인(6987억원) 등이 받아내고 있으나 외인과 기관의 속칭 '쌍끌이 매도' 압박을 당해낼 재간이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지수 움직임은 주식 현물시장보다는 지수선물 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매동향에 전적으로 좌우되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선물을 매도한 날은 주가가 빠지고 매수한 날은 주가가 뜨는 날이 단 하루의 예외를 빼고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

외국인이 선물 순매도에 나설 때 베이시스가 약화되면서 프로그램 매도차익거래가 등장하고, 외국인이 선물 순매수로 돌아설 때는 베이시스 호전을 이용한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가 용이한 기반이 조성되기도 하지만 외인 선물 거래와 프로그램 방향이 반드시 일치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 방향을 외국인 선물이 좌우하는 것은 이들이 6월물에 이어 9월물로 또 다시 3만계약 이상의 매도포지션을 롤오버 시켜 놓은 것과 관계가 깊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지난 3월 트리플위칭데이 경우에도 외국인이 3만계약 이상의 선물 매도포지션을 스프레드 거래를 통해 3월물에서 6월물로 롤오버시켜 놓았다.
6월물 거래가 시작된 뒤 외국인이 2만계약 이상의 누적 순매수를 보이면서 주가가 1900선에 도달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 상황이 쿼드러플위칭데이 이후 현재 되풀이되고 있다.
9월물이 시작되면서 외국인이 선물 순매수에 나설 때 주가가 떴지만 이날 5240계약을 단번에 순매도하면서 주가 급락이 야기됐다.

즉 외국인은 장세를 비관적으로 보면서 분기마다 돌아오는 선물만기 때 다음 분기물로 대규모 매도포지션을 미리 설정해 놓은 뒤 해당 분기내에서는 상황에 따라 선물을 사거나 팔면서 일별 등락을 이용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경우라면 선물 만기때 외국인이 다음 분기물로 선물 순매수 포지션 롤오버에 나서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주가 대세상승 국면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예상이 가능해진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3월의 경우 외국인의 6월물 순매도가 5403계약까지 늘어나면서 롤오버분을 포함한 총 누적 매도포지션이 4만계약에 근접하자 순매수로 방향을 돌리면서 주가 상승세가 본격화됐다는 점이다.
이미 3만계약 이상의 롤오버 순매도 포지션을 들고 있는 현재 추가적인 선물 매도포지션 증대가 어렵다고 본다면 이날 외국인의 9월물 포지션이 844계약 순매도로 돌아선 게 호재가 될 수 있다.

미증시 동향에 따라 외국인이 하루 이틀 더 선물 매도에 나설 수 있더라도 추가적인 매도포지션 구축이 한계에 찼고 매수로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다면 주가는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
다음주 수요일 미국 공개시장회의(FOMC)를 전후로 주가 상승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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