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성이 로스쿨 학생선발의 핵심"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08.06.19 14:27

[인터뷰]스티븐 옌들 前예일대 로스쿨 부학장

‘로스쿨 경쟁률 예상보다 낮을 듯’

전날 대부분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한 헤드라인 중 하나다.

내년 3월 개원하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입학 시험인 법학적성시험(LEET)에 1만960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당초 예상을 훨씬 밑돌았기 때문이다.

로스쿨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 때 마침 한국을 방문한 스티븐 옌들(Stephen Yandle) 전 예일대 로스쿨 부학장으로부터 로스쿨에 관한 여러 얘기를 들어봤다.

그는 예일대 로스쿨 부학장 시절 로스쿨 프로그램과 전략을 진행한 로스쿨 전문 경영인으로 로스쿨에서 30년을 근무하다 현재는 LexisNexis Global Law School Programs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번이 한국 첫 방문이라는데.
▶그렇다. 지난 17일 한국에 들어왔다. 어제 연세대 법학연구소 주최로 25개 로스쿨 교수들에게 강연을 했다. 전반적인 한국 로스쿨 상황을 살펴보고 미국과 협력할 부분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왔다.

-한국이 로스쿨 정원을 2000명으로 제한한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예일대 부학장을 지낸 경험에서만 얘기하겠다. 정원에 제한을 두는 것은 나름대로 한국 실정에 맞춘 부분이라고 본다. 단지 문제는 학생들을 데리고 어떤 방법으로 질 좋은 변호사를 양성해 나갈 것인가에 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실력있는 변호사를 양성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 같다.

-현재 예일대 로스쿨 정원은 몇 명인가.
▶175명이다.

-정원이 생각보다 매우 적은 것 같은데 운영은 어떻게 이뤄지나.
▶그렇다. 학생 수는 175명이지만 교수는 60명이다. 예일대의 경우 이상적인 티칭모델이 있다. 학생과 교수 비율이 3:1 정도 된다. 교수들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학생 수라고 생각한다. 학생과 교수와의 친목이 매우 두텁다.

그래서 이들이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해 기부를 많이 한다. 그 기부금으로 재정이 충당되는 부분이 많다. 교수와 학생이 동반자 개념으로 가는 것이다. 학생과 교수 사이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사회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예일대 로스쿨만의 특이한 점이 있다면.
▶예일대 로스쿨은 1년에 6학기로 운영되는데 학생들에게 필수과목이 부여되는 학기는 단 한 학기다. 나머지 5학기는 100개 정도의 과목 중에서 스스로 과목을 결정해 자율적으로 수업 커리큘럼을 짠다.

하버드 로스쿨의 경우 대부분 학기가 필수과목 수업 형식으로 이뤄지고 자율적으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다. 예일대만의 매우 특이한 특징이다.

-미국에 변호사 수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100만명 정도 된다. 미국인들에게 변호사 자격증은 하나의 자격증이다. 로스쿨을 나와서 꼭 변호사로 일하지 않더라도 법무부 같은 곳이나 투자은행, 파이낸스 분야에서 일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이런 문화가 미국 사회의 책임감있는 법률 문화와 서비스를 더욱 활발하게하는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로스쿨 도입을 시도하는 한국 대학에 조언을 해 준다면.
▶무엇보다 국제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로스쿨 도입 결정을 내린 것은 매우 현명한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로스쿨 제도를 수립할 수 있었던 점은 정말 놀랍다.

각 학교마다 서로 협동해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해외 로스쿨, 관련 회사들과도 협동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학생 선발 방식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예일대가 175명의 학생들을 선발할 때 중요시하는 부분은 ‘이 학생이 창조성을 얼마나 잘 발휘할 수 있는가’에 있다. 그런 학생들을 뽑기 때문에 그들이 에너지를 갖고 수업에 열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 대학 캠퍼스 분위기는 어땠나.
▶어제 서울대와 연세대에 갔었다. 한국 대학은 정말 변화의 속도가 빠른 것 같다. 특히 IT분야는 세계 톱 수준인 것 같다. 연세대에 새로 지은 빌딩에 들어갔는데 터치스크린 화면이 있어 눌러봤다.

그런데 그 속에서 ‘여자친구 구함’이라는 어느 학생의 메시지가 나와 놀랐다. 세계 어느 학교를 가나 느끼는 것인데 학생들에게는 늘 특유의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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