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로 몰린 펀드 자금, 하락장서 선방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 2008.06.30 08:30

[머니위크 기획]펀드 상반기 결산 / 자금 흐름

올 상반기에도 국내 간접투자시장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국내 주식시장이 1500선까지 밀렸지만 펀드투자자들의 신규자금은 꾸준히 유입됐고 해외투자 역시 유가 및 원자재가 상승과 함께 수혜국으로 자금이 대거 쏠렸다.

그러나 펀드의 최종 성과라 할 수 있는 수익률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악재들이 잇따라 출현하면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증시의 혼란을 가져왔고 결국 수익률 악화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묻지마 투자’ 열풍을 일으켰던 중국은 올들어 증시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을 발생시켰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인도 등 이른바 신흥경제국으로 평가받던 국가들 역시 향후 경제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들의 표정을 어둡게 하고 있다.

◆상반기 신규자금 65兆 유입

지난 6월17일 현재 간접투자시장 전체 수탁금액은 362조6780억원. 작년 말 297조6860억원과 비교할 때 상반기(1월2일~6월17일)동안 무려 65조원(재투자포함)이 신규로 유입됐다. 이 중 25조원 가량이 국내외 주식형펀드로 몰렸는데 14조원이 국내 주식형펀드, 11조원이 해외 주식형펀드로 각각 유입됐다.

특히 국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작년 말 1900선까지 치솟았던 코스피지수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여파로 한때 1500선까지 후퇴했지만 신규자금은 꾸준히 유입된 것.

실제로 지수가 올 3월부터 6월 13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로 유입된 신규자금은 3조1700억원으로 지수가 1500선 밑으로 하락한 3월 6732억원이 순유입됐고 증시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던 4, 5월에는 각각 1조5727억원, 9308억원이 순유입됐다. 또 고유가 및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지수가 1700선으로 재차 밀린 6월에도 신규자금 유입은 계속됐는데 단 9일만에 무려 1조원에 가까이 자금이 몰렸다.

수익률도 해외펀드와 비교할 때 선방한 모습이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6.49%로 같은기간 코스피지수(-7.08%), 해외펀드(-12.19%)보다 낮은 하락률을 보였다. 액티브펀드의 경우 6개월 평균 수익률이 -6.49%를 기록했고, 인덱스펀드는 -6.60%를 나타냈다.



◆‘브릭스’ 유가·원자재가 수혜, 수탁고 급증

해외펀드는 이머징과 브릭스국가로의 자금 쏠림이 두드러졌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이머징 국가의 수탁금액은 2조6618억원으로 연초 1조8512억원보다 43%가량 증가했으며 브릭스 역시 같은기간 수탁금액이 12조7395억원에 달해 10조2619억원보다 24% 늘었다.

이머징국가의 경우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면서 분산투자의 일환으로 자금이 집중적으로 몰렸으며 브릭스는 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 수혜로 단기간에 자금을 빨아 들였다. 특히 브릭스에 포함된 개별국가로의 자금유입도 눈에 띈다. 러시아펀드는 연초 이후 지난 17일 현재까지 2592억원이 신규로 유입됐고 중국, 브라질, 인도 역시 각각 5649억원, 2126억원, 1568억원이 들어왔다.



자금유입은 지속되고 있지만 펀드의 수익률은 투자자들의 한숨을 자아내고 있다. 이머징과 브릭스펀드는 6개월 평균수익률이 각각 -5.39%, -3.62%로 선방하고 있지만 개별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는 수익률이 ‘극과 극’이다.


중국의 경우 6개월 평균수익률이 -21.50%를 나타내고 있으며 인도 역시 -24.62%를 기록 중이다. 반면 브라질과 러시아는 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에 힘입어 같은기간 수익률이 6.31%, 16.41%를 기록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브릭스국가에 포함되지 않지만 올초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던 베트남은 국가 부도위기설이 확산되면서 6개월 평균수익률이 -41.19%에 달해 최악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해외펀드에서도 분산투자의 중요성이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며 "이머징, 브릭스와 같이 여러 국가에 분산해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하락장세에서 그나마 선방한데 반해 개별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해당 국가의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27개펀드 1兆클럽 가입..수익률은 처참

한편 올 들어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설정금액이 1조원이 넘는 대형펀드를 잇따라 탄생시켰다. 지난 17일 현재 설정잔액이 1조원이 넘는 국내 주식형펀드는 16개, 해외 주식형펀드는 11개에 달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16개 가운데 12개가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설정된 것으로 간접투자시장의 왕자임을 다시 한번 확인 시켰다.

펀드별로는 ‘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1클래스-A’가 3조729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3클래스-A’(3조605억원),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K-2클래스A’(3조187억원),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주식1(C-A)’(2조8780억원), ‘미래에셋솔로몬주식1’(2조6360억원), ‘KTB마켓스타주식A’(1조6894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1조1584억원), ‘칸서스하베스트적립식주식1’(1조1044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해외펀드에선 신한BNP에서 설정된 ‘봉쥬르차이나주식2종류A’가 4조1795억원으로 최고의 설정금액을 보였으며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E’(4조1333억원),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1종류A’(3조2916억원), ‘슈로더차이나그로스주식종류-자(A)종류(A)’(1조5630억원), ‘피델리티차이나종류형주식-자(A)’(1조4756억원)도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펀드의 규모가 크다는 것은 해당 운용사에서 대표로 삼는 펀드인 동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대표펀드라고해도 손색이 없는 이들 펀드의 최근 수익률은 기대만큼 좋지가 못하다. 특히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중국펀드의 경우 중국정부의 긴축정책 여파로 중국 증시가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최악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2(클래스-A)’의 6개월 평균수익률은 -28.17%를 기록하고 있으며 ‘슈로더차이나그로스주식종류-자(A)종류(A)’와 ‘봉쥬르차이나주식1’ 역시 각각 -21.41%, -20.50%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 ‘미래에셋3억만들기인디펜던스주식K-1’이 -10%가 넘는 손실을 기록 중이며, ‘KTB마켓스타주식A’와 ‘칸서스하베스트적립식주식1’도 -7%대의 수익률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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