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반전의 진수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6.18 17:16

亞증시 장세 돌려…美증시가 몫 해야

출발은 부담스러웠다.
다우와 S&P500 지수가 0.7∼0.8% 떨어진 상태에서 코스지지수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누가 봐도 욕심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멋진 반전이 일어났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34% 오르며 6월 들어 처음 1% 넘게 상승했다. 초반 0.46% 떨어진 것을 감안한다면 2%에 가까운 돌림이었다.

장세 반전의 진수는 중국 증시가 보여줬다.
중국 상하이지수는 2.33%까지 하락한 뒤 5.24% 급등하며 장을 마쳤다. 3.39%나 급락하며 11일 연속 하락행진을 펼치던 선전지수는 5.14% 상승하며 장중 8%가 넘는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대만, 홍콩, 싱가포르 증시도 모두 초반 하락세를 이겨내고 상승세에 동참했다. 미국 동향과 무관하게 아시아증시가 독자 노선을 걸은 셈이다.

이제 미국 증시가 바통을 이어받을 차례다. 이날 발표 예정인 경제지표는 없다.
골드만삭스에 이어 모간스탠리가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보여준다면 미증시도 아시아증시처럼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지 모른다.

코스피증시에서 외국인이 8일째 주식순매도 행진을 펼친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베이시스 호전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등장으로 외국인 매물을 소화해냈다고 하지만 프로그램 거래는 빚일 뿐이다.
외국인이 이날처럼 선물 순매수에 나서지 않고 순매도를 강화하면서 베이시스가 악화될 경우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총1위 삼성전자가 이날처럼 제몫을 해준다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6월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삼성전자가 보란 듯이 상승세를 이어가준다면 외국인이 태도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 매도 순위 2위인 국민은행과 3위인 LG디스플레이도 상승세를 재개하며 대장주의 뒤를 따랐다.

이는 외국인의 매물 공세를 받아낼 만한 매수세가 조성되고 있음을 뜻한다.

외국인이 이날까지 2조6771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올 들어 1월을 제외한 앞선 3개월(2∼4월)의 월간 매도규모를 넘어서는 매도공세를 펼쳤다고 해서 앞으로도 이같은 주식매도가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국제유가(WTI) 상승, 인플레, 미국발 금융위기 재발 등 각종 불안감에 휩쓸려 오히려 너무 많이 팔았다면 지난 5월처럼 앞으로는 순매수 기조를 회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증시 추세가 크게 흔들렸고 목표주가를 높여 잡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외국인이 추세적인 주식매수를 재개할 것이라는 근거는 희박하다.
시총의 30%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이 추가로 매도하지만 않으면 다행이라는 보수적인 관점이 보다 객관적인 바람일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주가상승 추세 회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나 이틀 또는 일주일 정도의 단기적인 상승은 아무리 증시가 취약한 상태라고 해도 수시로 가능한 일이다.

발틱운임지수(BDI) 하락세가 종료됐다고 해서 다시 전고점 돌파를 넘보는 것도, 중국 증시가 모처럼 급등했다고 해서 바닥을 쳤다고 선언하는 것도 아니다.

유가가 오르면 인플레가 격화될까 걱정, 유가가 빠지면 경기침체로 인식될까 걱정인 게 현실이다. 이미 한도를 넘어선 유동성 공급으로 연명하고 있는 증시임을 부인할 길은 없다.

하지만 시장에는 비드와 오퍼가 공존해야 하며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면서 거래가 형성되는 게 자연스럽다.
주가 전망은 신의 영역이라지만 이날 아시아증시가 혼자만의 쇼를 한 것이 아니라면 미증시 상승도 기대해봄직하다.

미증시가 상승하고 이를 밑거름으로 내일 아시아증시가 또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는 일이 반복되다보면 어느덧 추세도 잡히고 증시와 경기 걱정을 덜 수 있는 날이 도래할 수도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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