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오감'을 형성하라

양광모 휴먼네트워크연구소 소장 | 2008.06.18 12:31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편집자주 | 양광모 휴먼네트워크연구소 소장은 인간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 관해 외교통상부 등 정부 부처와 삼성생명 코오롱 등 주요 기업에서 오랫동안 강의를 해왔다. 저서로는 '인간관계의 맥을 짚어라(청년정신)' '100장의 명함이 100명의 인맥을 만든다(북북서)' 등이 있다.

몇 년전 드라마로 만들어져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소설,“내 사랑 김삼순”에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2년이 지나면 사람에게서 사랑에 대한 항체가 생긴다는군. 호감이 생길 때는 도파민, 사랑에 빠졌을 때는 페닐에틸아민, 그러다가 그 사람을 껴안고 싶어지고 같이 자고 싶어지면 옥시톡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가 되고, 마침내 엔도르핀이 분비가 되면 서로를 너무 소중히 여겨서 몸과 마음이 충만해진다는 거야.

하지만 그 모든게 2년 정도가 지나면 항체가 생겨서 바싹바싹 말라버린다구. 그럼 도파민이든 에도르핀이든 모조리 끝장이고, 아무 것도 없이 싫증난 남자와 여자만이 있을 뿐이지."

이 말은 미국 럿거스대 인류학자 헬렌 피셔 교수의 이론을 옮긴 것이다. 피셔 교수는 남녀 간의 사랑을 3단계로 구분하였는데 그의 주장에 따르면 사랑은 “‘갈망(lust)’으로 시작해 ‘홀림(attraction)’을 거쳐 ‘애착(attachment)’으로 끝난다. 남녀는 각 단계에서 서로 다른 화학물질의 영향을 받는다.

사랑의 첫 단계인 ‘갈망’은 성적욕구를 갖는 시기다. 이 시기에 작용하는 것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다. 이들은 생식기능과 성적 욕구에 관여한다.

두 번째 단계인 ‘홀림’은 연인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찬 시기다. 페닐에틸아민, 세로토닌,엔돌핀,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이 왕성하게 분비된다. 페닐에틸아민은 열정적인 사랑의 감정을 자극하는데 유효기간이 2~3개월 정도로 짧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육체적인 쾌감을, 도파민은 만족감과 자신감을 주어 사랑을 유지시킨다.

세 번째 단계인 ‘애착’은 더욱 끈끈한 관계를 맺는 시기다. 이 시기에는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 관여한다. 옥시토신은 정서적인 친밀감을, 바소프레신은 배려의 마음을, 엔돌핀은 안정감을 갖게 해 준다

피셔교수는 사랑의 단계마다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 물질이 달라 서로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호르몬이 높게 유지되는 기간은 2년이라고 분석했다. 오래된 연인사이에서 열정이 사라지고 덤덤한 관계로 바뀌는 이유가 바로 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설명했다.

미국 코넬대 인간행동연구소의 신디아 하잔교수팀은 2년에 걸쳐 다양한 문화 집단에 속한 남녀 5천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다. 그 결과 남녀간에 가슴뛰는 사랑은 18~30개월이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관계가 이처럼 몇 개의 호르몬에 의해서 전적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일정한 단계를 거쳐 인간관계가 발전되리라는 것은 당연한 생각이다. 따라서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인간관계가 발전되고 각각의 단계에 어떤 요소들이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다면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인간관계는 5가지 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호감(반감) 형성

다른 사람을 처음 만나면 첫인상이 형성되는데 이 때 호감이 형성되어야 한다. 호감이 형성되지 않으면 인간관계는 유지되기 어렵다. 최초대면시에 호감이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반감이 형성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둘째,기대감(실망감) 형성
최초대면시에 기대감이 형성돼야 인간관계가 발전된다. 기대감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싶게 만드는 요소다. 관심을 갖게 해 주고, 헤어질 때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기대감이다. 호감이 없어도 기대감이 형성되면 인간관계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기대감이 충족되지 않으면 실망감이 형성된다.

셋째,공감(이질감) 형성
호감과 기대감이 형성되어 인간관계가 유지된다면 그 다음으로는 공감이 형성되어야 한다. 공감은 말,생각,감정이 통하는 것이다. 인간관계는 커뮤니케이션 관계인데 커뮤니케이션은 공감형성이 중요하다. 내 생각을 알아주는 사람,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가장 좋은 인맥이다. 통하지 않으면 답답하고 이질감이 형성된다.

넷째,친밀감(거리감) 형성
공감과 함께 친밀감이 형성되면 인간관계가 심화된다. 친밀감은 가까운 느낌으로 유대감과 친근감이다. 강회주기,스킵십,호의제공,체험 공유등을 통해 친밀감이 형성된다. 생각과 경험을 함께 하는 시간이 많으면 친밀감 형성에 도움이 된다.반대로 관심과 접촉이 줄어들면 거리감이 형성된다.

다섯째,신뢰감(불신감) 형성
인간관계 발전단계의 마지막 단계는 신뢰감 형성이다. 상호간에 믿음이 생겨 상대방을 위해 일정한 책임과 역할을 수행하려는 마음이 신뢰감이다. 서로에 대한 충분한 이해, 일관된 말과 행동,현실적인 도움의 제공 등을 통해 신뢰가 형성된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거나 기대했던 사항이 이뤄지지지 않으면 불신감이 형성된다.

이상과 같이 인간관계는 5가지 단계를 거쳐 발전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단계가 생략되거나 순서가 뒤바뀌기도 하고 또 몇가지 단계가 복합적으로 형성되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호감,기대감,공감,친밀감,신뢰감의 순서로 발전된다.

결국 인간관계는 다른 사람들에게 호감,기대감,공감,친밀감,신뢰감을 어떻게 형성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 오감을 잘 형성할 수 있는 사람은 사람들은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다. 반대로 반감,실망감,이질감,거리감,불신감을 형성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가까워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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