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줬다 병준' 골드만… 일제 하락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6.18 06:05

[뉴욕마감]실적은 호재, "은행, 650억불 더 필요" 발언 악재

경기지표가 악화되고 금융권 손실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08.78포인트(0.89%) 떨어진 1만2160.30으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9.21포인트(0.68%) 하락한 1350.93, 나스닥 지수 역시 17.05포인트(0.69%) 내려선 2457.73으로 각각 장을 마쳤다.

골드만삭스의 2분기 실적이 예상을 넘어서며 출발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예상을 넘어서고, 주택착공 건수가 17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데다 산업생산마저 실망스러운 수준에 그치는 등 악화된 경기관련 지표가 이어지면서 추진력을 잃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미국의 은행권이 650억달러의 추가자본을 필요로 한다고 발표, 하락세를 가속화시켰다.
제퍼리스 앤 컴퍼니의 수석 시장 전략가 아트 호간은 "골드만삭스의 지적은 여전히 시장 하락 요인이 존재하며 아직 금융주를 매입할때가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약주고 병주고'

골드만삭스는 이날 월가의 예상을 넘는 실적을 발표, 금융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악화된 심리를 조금이나마 누그러뜨렸다.
골드만삭스는 5월로 끝난 지난 2분기중 20억9000만달러(주당 4.58달러)의 순이익(EPS)을 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지만 예상 순이익인 주당 3.42달러는 훌쩍 넘어섰다. 분기 매출도 94억2000만달러로 예상치 87억5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전날 리먼 브러더스가 28억달러의 손실을 발표한 것과 대조되는 양호한 실적으로 골드만삭스 주가는 상승세를 타는 듯 싶었지만 금융주 전반의 약세 벽을 넘지 못하고 1.3%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금융주 약세를 가속화시킨 요인 가운데 하나는 골드만삭스의 보고서였다.
골드만 삭스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은행들의 부실과 대손상각이 내년1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며 이로인해 650억달러의 자본을 추가로 조달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처드 램스덴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특히 투자자들에게 지역 은행들의 수익악화가 예상된다며 위스콘신주 최대 지역은행인 마샬 일슬리를 '강력매도'리스트에 편입시켰다. 반면 뉴욕 멜론, 스테이트 스트리트와 같은 신탁은행들은 '강력 매수'리스트에 포함시켰다.

마샬 일슬리 주가가 5.2% 급락한 것을 비롯, S&P500내에 편입된 12개 지역은행 주가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4.3% 내려섰고, 뱅크오브 아메리카 3.6%, JP모간 2.2% 등 각 업종별 대표 금융주들이 큰 폭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 '소비 가늠자' 베스트 바이 실적↓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이자 소비 침체 여부를 가늠해볼수 있는 업체인 베스트바이의 실적도 시장에 악재가 됐다.
베스트바이는 17일(현지시간) 5월로 끝난 지난 1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 떨어진 1억79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발행주식수 감소로 주당순이익은 39센트에서 43센트로 증가했다.
매출은 89억9000만달러로 13% 늘었다.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주당 37센트)를 넘어섰지만 소비 침체 여파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로 주가가 5.3% 급락했다.


베스트바이의 경쟁기업 서킷시티가 0.2% 하락하고, 세계 최대 소매 유통체인 월마트 역시 1% 내리는 등 소비관련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 유가 사흘 연속 하락..달러도 약세

미 경기 지표 악화의 여파로 국제유가도 사흘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에 비해 배럴당 60센트 떨어진 배럴당 134.01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전날 전자거래에서 사상 최고가인 배럴당 139.8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하락세로 마감하는 등 급등락을 지속했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 페리 매니지먼트의 찰스 페리 사장은 "시장에서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 경우 원유 등 상품시장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이날이 7월물 옵션 만기일이었던 점도 최근 유가 급등락의 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내 4위 산유국인 쿠웨이트의 무스타파 알-시말리 재무장관은 17일 이란의 이스파한에서 인터뷰를 갖고 "100달러를 넘는 국제유가는 너무 높고 이 때문에 산유국의 인플레이션까지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달러화 가치도 부진한 경기지표 영향으로 주요 통화대비 하락세를 지속했다.
부진한 경기지표로 인해 다음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기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간) 오후 4시9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36센트(0.23%) 상승(달러가치 하락)한 1.5514로 마감했다.
엔/달러 환율도 전날에 비해 0.22엔(0.20%) 하락(엔화가치 상승), 달러 약세 현상을 반영했다.

◇ 경기지표 곤두박질

미국의 5월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1.4%, 전년동기대비 7.2%나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각각 1.0%, 6.8%의 상승률을 예상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가 전문가들 생각보다 심각한 것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소비자 물가는 각각 0.2%, 3.0% 상승, 예상치에 부합했다.

미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5월 주택 착공건수가 3.3% 줄어든 97만5000건(연율)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1년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예상치 98만건도 하회했다. 주택경기 침체가 여전히 미국 경제의 가장 취약한 부문임이 다시한번 입증됐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미국의 5월 산업생산이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예상치는 0.1% 상승이었다.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소비제품에 대한 수요가 둔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가구와 가전 제품의 수요 감소가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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