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경제 총체적 난국, 이유는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8.06.16 10:57
- 농업파업 100일… 줄파업 위기, 물가불안↑
- GDP 대비 외채 비율 7년전 디폴트때보다 높아
- 페르난데스 정부, 사회-경제 갈등 '시험대' 올라

아르헨티나의 농업부문 파업이 100일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르헨티나 경제가 다시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채 규모가 외환위기 수준을 넘어선 데다 농업 부문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인플레 압박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르헨티나가 2001년 이후 7년만에 또 다시 디폴트를 선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취임한 지 6개월 밖에 되지 않는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사진)은 파업 장기화에 따른 물가 불안이 심화되면서 사회·경제적 갈등을 해결할 시험대에 올랐다.

◇ 나라 전체 '빚더미'= 아르헨티나는 최근 3년간 외채 재조정에 성공했지만 현재 외채 규모는 총 1147억달러로 GDP 대비 56%에 육박한다. 디폴트를 선언했던 지난 2001년의 54%를 웃도는 수준이다. 외채 규모는 2001년의 1442억 달러에 못미치지만 GDP 대비 비율로만 따지면 디폴트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가 지난 2005년 외채 재조정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외채 비율은 GDP의 67%에 해당되는 1700억달러에 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이웃인 베네수엘라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 3년간 아르헨티나의 금융 위기 극복을 돕기 위해 64억 달러 규모의 아르헨티나 국채를 사들였다.

FT는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연 13%에 달하는 높은 이자를 베네수엘라에 지불해야 한다"며 " 베네수엘라의 채권 매입이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2005년말~2007년말 아르헨티나의 분기별 외채 규모(단위 : 조 달러, 자료 : 블룸버그)

◇ 파업 100일… 인플레+정권 위기= 농업 부문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물가 불안과 사회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도 디폴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에시아데 경영대 교수이자 경제학자인 알도 아브람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현재의 위기 상태가 지속될 경우 디폴트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는 전국 곳곳에서 도로 점거 시위가 벌어지는 등 파업 사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정부가 곡물수출세를 인상한 데 항의하는 농민들은 전국적으로 300여곳의 도로를 점거해 식료품과 에너지를 실은 트럭의 통행을 막았다. 이에 식료품과 에너지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졌고 물류가 마비되자 경찰이 강제 해산에 나서면서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파업 장기화는 물론 줄파업 위기에 처했다. 서민들까지 농민 시위를 지지하고 있는 데다 트럭 운전사들도 농업 파업으로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시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또 밀가루 부족과 가격 상승에 항의해 빵 제조업체들도 파업을 경고하고 있다.

외신들은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말 취임당시 50%대에서 현재 30%포인트 이상 추락했다"며 "사회 경제적인 불안으로 페르난데스 정부는 정권 초기에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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