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워크'맬키엘에게 듣어본 4대 투자원칙

프린스턴(미 뉴저지주)=김준형 특파원 | 2008.06.20 08:01

[창간특집-'랜덤워크'저자 맬키엘교수 인터뷰②]

<①편에 이어>

-35년전 처음 '랜덤워크' 책을 내신 뒤 9판을 거듭하면서 투자여건도 많이 달라졌는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어떤거죠?

▶그때는 인덱스펀드나 머니마켓펀드(MMF)같은 상품이 없었고, 뮤츄얼펀드도 다양하지 못했죠. 당시에 한국 자동차 주식이나 일본 시장 지수를 살수는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지금은 투자 수단이 다양화된 것이죠.

특히 투자 비용 측면에서 상장지수펀드(ETF)의 등장은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지수를 ETF형태로 매입할 경우 수수료 비율은 연 0.1%면 됩니다. 그만큼 수익이 투자자들에게 갑니다.
시간이 갈수록 확신하게 되는 것은 '거래비용이 적을수록, 투자자들에게 돌아오는 수익이 커진다'입니다.

-일반 주식도 요즘은 인터넷 거래를 통해 매매비용이 낮아졌다는 점을 들어서 교수님의 이론을 반박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습니까.

▶매매수수료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ETF에 비해서는 높습니다.
매매 비용이 설사 더 낮아진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매수/매도 호가차이에 따른 매매비용, (특히 거액투자자의 경우)자신의 주문에 따른 시장 충격 비용등이 따르게 됩니다.
↑ 버튼 맬키엘 프린스턴대 교수가 연구실에서 가진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시장 상황과 투자원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매월말, 분기말, 연말이 되면 애널리스트들은 업종과 종목별 실적을 전망하고 전망치에 부합하느냐 여부에 따라 시장이 출렁거리는데,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시나요.

▶시장을 넘는 수익을 낼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6살짜리 아이에게 '산타클로스는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는걸 나도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들이 자신들이 받는 돈만큼의 가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은 들쭉날쭉이고 이때문에 시장 변동성도 커집니다.
내 데이터에 의하면 미국 뿐 아니라 이머징마켓에서도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을 넘어서는 펀드매니저는 3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교수님은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들 사이에 '공공의 적, 1위'일수 밖에 없겠습니다. 그래도 펀드매니저 가운데 3분의 1은 시장 초과 수익을 내지 않습니까.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처럼 오랫동안 시장을 능가하는 수익을 내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요.

▶하지만 매년 똑 같은 '3분의 1'이 시장을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만약 30년 전에 워런 버핏이 이렇게 잘할줄 알았으면 나도 벅셔 해서웨이 주식을 샀을 것입니다.

그러나 누가 그런 사람이 될지 어떻게 알수 있습니까. 건초더미에서 바늘찾기와 같습니다. 그럴바엔 건초를 통째로 사는게 낫습니다. 그게 바로 인덱스펀드를 사는 것입니다.

실제로 버핏은 주식을 고르는 사람이 아니라 기업을 사서 기업가치를 높이는 사람이라고 보는게 맞습니다. 그 역시도 개인들은 인덱스펀드를 사는게 낫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인덱스펀드는 '펀드 오브 헤지펀드'보다도 훨씬 낫다고 말했죠.

최고의 펀드매니저로 꼽히는 예일대 기금의 데이비드 스완슨 역시 한때 개인들에게 시장을 이기는 법에 대해 설파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인덱스 펀드를 사라고 말합니다.

참, 예일대 펀드 뿐 아니라 우리 프린스턴 대학 펀드도 수익률이 좋습니다. 일반펀드나 연금기금 등은 돈을 돌려받으려고 투자한 펀드들이지만, 대학 기금은 기부자들이 영원히 준 돈이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할수 있고 결과적으로 수익률도 월등합니다. 이게 성공투자 요인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도 투자에서 적지 않은 성공을 한 것으로 들었는데요.

▶내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은 인덱스입니다. 매일 돈을 세보지는 않으니까 수익률이 시장보다 나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좋지 않을때도 있겠지만 내 은퇴펀드의 대부분이 '인덱스'돼 있기 때문에 당연히 시장을 능가할 것으로 봅니다.

물론 나도 개별 주식도 사고, 일반 투자자들도 종목을 사는 것이 나쁠게 없습니다. 하지만 그건 재미(fun)를 위해서일뿐 나처럼 포트폴리오의 핵심은 인덱스여야 합니다.

어제는 홍콩 H주식을 샀습니다. 개별 종목 직접 투자는 아니고 '폐쇄형 뮤추얼펀드(closed fund)'와 ETF를 통해서요. 폐쇄형 펀드를 산 것은 펀드매니저가 잘 할 것이라고 봐서가 아니고 수수료가 싸기 때문입니다.

-독자들이 알기 쉽게 교수님의 투자론을 몇 마디로 간단히 요약해 주시죠.

▶첫째, 투자 타이밍을 맞추려 하지 마라(Don't try time the markey),
둘째, 최고의 주식과 업종을 고르려 하지 마라(Don't try to pick the right sector, right stock),
셋째, 광범위하게 분산투자하라(Widely Diversify),
넷째, 비용을 아껴라(Costs matter) 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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