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막힌 정국 '昌'으로 뚫나

심재현 기자 | 2008.06.15 20:04

갑작스러운 회동…배경에 관심

- 靑, 보수 연대로 정국 돌파 타진
- 쇠고기 방문단 귀국 전 민심 떠보기
- 선진당, 개원 전 당 위상 제고

이명박 대통령이 나흘간의 주말 정국 구상 끝에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와의 15일 오찬 회동을 시작으로 꽉 막힌 정국 돌파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부터 외부 공식일정을 잡지 않은 채 쇠고기정국, 인적쇄신, 당내갈등, 화물연대 파업 등에 대한 해법 구상에 몰두해 왔다. 이번 회동은 '장고'를 끝내고 난국 타개에 나선 첫걸음인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15일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날 회동을 두고 정치권에선 양측의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이 야당이면서도 사실상 정부·여당과 보수 이념 스펙트럼이 거의 일치하는 데다 친박연대와 달리 여권 내 계파 갈등 부담도 덜한 선진당과의 공조 가능성을 염두에 뒀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대통령과 이 총재는 실제로 이날 회동에서 "지난 10년간 양극화가 심화됐고 이제 보수가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보수 역할론'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회담 뒤 브리핑을 통해 "허심탄회하게 흉금을 털고 대화하면서 진정성을 확인한 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이 통합민주당 등 야권이 국회 등원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등원을 선언한 선진당을 '포섭 1순위'로 고려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를 통해 정국 수습의 '아군'을 확보하는 한편 통합민주당의 등원을 압박하는 부수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진당으로서도 2차례의 도전 끝에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을 성사시키면서 국회 개원 전 제3당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가 "좋은 정책에 확실히 협조하면서 야당으로서 할 일도 제대로 하겠다"고 말한 점에서 청와대와 보수 이념을 공유하면서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 실리를 취하겠다는 의중이 엿보인다.

"총리는 정파나 세력을 대표하기보다 전국민을 아우르는 차원의 기용이 돼야 한다"는 이 총재의 발언을 두고 이 대통령 측근이나 박근혜 전 대표의 총리 입각을 동시에 견제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이번 회동으로 6·10 촛불시위 이후 민심 떠보기를 시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주초 '쇠고기 방문단'이 '결과'를 갖고 귀국해 본격적인 민심 수습에 나서기 전 선진당과 쇠고기 해법에 대해 입을 맞춰본 것이란 얘기도 있다.

이 대통령은 이 총재에게 30개월령 이상 쇠고기가 수입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재협상에 준하는 추가협상'을 강조하며 "결과가 나오면 국민께 직접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란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대통령은 이 총재와 "자율규제", "재협상"으로 쇠고기 해법에는 이견을 보였지만 국회 원내에서 논의·해결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치권에선 앞서 이번 회동이 청와대와 내각의 인적쇄신안 발표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과 이 총재가 심대평 선진당 대표를 총리로 기용하는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을 점쳤다.

이와 관련, 이 대변인은 "구체적인 실명이나 대상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하지만 "이 대통령과 이 총재가 1시간 동안 오찬 회동 뒤 배석자 없이 1시간30분 정도 따로 얘기를 나눴다"고 말해 심 대표의 총리 기용설의 유효성 여부 등이 거론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