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사실상 파업 결정..시기 저울질

파업 정국 속 '야구 감독' 역할, 파업시기·수위 16일 결정

화물연대 등이 총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이들의 '감독'격인 민주노총도 '쇠고기 사태'와 관련해 사실상 총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은 사흘째 파업에 들어간 화물연대와 16일부터 파업에 돌입하는 건설노조의 상황을 봐가며 파업 시기와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 동안 총파업 찬반투표를 벌였던 민주노총은 잠정 집계 결과 '과반투표 과반찬성'의 총파업 조건을 충족시켜 사실상 총파업 요건이 충족됐다고 15일 밝혔다.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공식 집계를 해봐야겠지만, 투표율이 과반을 넘었고 찬성률은 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사실상 총파업 결의가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사실상 가결된 것으로 집계되면서 민주노총은 총파업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다.

당초 건설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는 16일이 총파업 시기로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단정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파업 시기를 결정하는 민주노총 투쟁본부회의가 16일 오후 4시로 예정돼 있어 이날 당장 파업에 들어가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총파업 시기는 20일을 전후해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의 주력 부대인 '4번 타자' 금속노조가 20일부터 본격적인 쟁의조정 신청에 들어가는 등 파업 동력을 키울 호재가 있다는 분석에서다.

게다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밝힌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마지노선도 20일로 잡혀 있어 이 시기를 즈음해 총파업 시기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의외로 민주노총의 총파업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정부가 화물연대 파업 참가자를 구속할 경우 민주노총은 곧바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미 부산 남부경찰서는 운송 거부에 동참하지 않은 차량을 파손한 혐의로 화물연대 조합원 천모(41)씨에 대해 15일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도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화물연대에 공권력을 투입한다면 즉각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지난달 민주노총이 밝힌 '6말7초' 총력투쟁과 결합하는 양상을 띠게 돼 대대적인 파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 16일 열리는 투쟁본부회의에서 총파업 시기와 파업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