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세계경제 '태풍' 부상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8.06.15 14:34

美 증시, 신용경색 이후 불확실성 다시 커져

- 美 경기침체 우려 줄어
- 인플레 기대심리는 수직상승
- 美 주요 인사, 잇따른 강달러 지지 발언

세계 경제의 핵심 화두가 '경기 침체'에서 '인플레이션'으로 급격히 선회하고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 등 미국 주요 인사가 최근 서둘러 '강달러 지지'발언을 내놓고 있고 G8도 주말 오사카에서 열린 재무장관 회담에서 "인플레이션이 경기침체 우려보다 더 위협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달러 약세가 원유와 상품 가격 급등세를 초래하자 서둘러 '강달러 지지'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 동안 달러 약세를 바탕으로 경상적자를 줄여가며 내심 약달러를 즐겼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급상승하면서 인플레 기대심리 진화에 나섰다. 연준(FRB)의 금리 기조도 인하에서 인상으로 방향 전환했다.

신용경색에 오랜기간 짓눌린 미국 증시는 인플레 전망으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G8 "인플레가 더 걱정"

G8 재무장관들은 14일 일본 오사카에서 회담을 마치고 발표한 성명에서 "원유와 식료품 등 원자재 상품 가격이 크게 오르며 국제 경제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국제경제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는 지난 6일 배럴당 139.12달러까지 치솟는 등 올해들어 무려 40% 가까이 급등했다. 옥수수 쌀 원두 등 농산물 가격도 연일 올해 최고가를 기록하며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미국 북중부에서 발생한 토네이도와 폭우로 옥수수 가격은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부셸당 7달러를 넘어섰다.

마르코 아넌지아타 유니크레디트마켓앤인베스트먼트뱅킹 이코노미스트는 "원자재 가격이 신용경색을 몰아내고 국제 경제의 가장 시급한 화두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G8 회원국들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의 보조금을 문제삼기도 했다. 이머징마켓이 원유와 식료품 등에 보조금을 부과함으로써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자연스럽게 주는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G8은 이머징 마켓이 자국 산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지급하는 보조금이 인플레이션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 美 증시 전문가들도 인플레 전망에 포커스

미국 주식시장의 최대 이슈가 경기 침체(Recession)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옮아가면서 월가도 인플레이션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지난주 뉴욕 증시가 극도로 혼란스러운 거래 모습을 보인 것 역시 인플레로 향후 금융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BMO캐피털마켓의 더글라스 포터 이코노미스트는 "시장과 세계 각국 정부의 포커스가 성장률 약화 우려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이동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매판매가 1% 증가한 것 역시 경기 침체 우려가 과도했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이와 관련 리먼브러더스의 에단 해리스는 "FRB가 진짜 금리 인상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경기 침체 신호가 많이 희석된 상황에서 시장의 인플레 기대 심리를 재평가하도록 유도하는 발언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리먼브러더스는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FRB가 내년 초 금리를 올리기 보다는 내릴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전망했다.

◇ '강달러 지지' 발언에 달러 가치 급속 안정

인플레 기대심리를 꺾기 위해 강달러 지지 발언이 이어지면서 미 달러화 가치는 지난주 유로화 대비 2.5% 급등하며 3년래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도 주간 3% 급등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주 "경제 위험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연준이 곧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달러 가치를 끌어올리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도 지난주 달러 가치를 지지하기 위한 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데 이어 G8 재무장관 회담에 참가한 후 "강달러는 미국의 이익 안에 있다"며 달러 강세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 밖에 크리스티앙 라가드 프랑스 재무장관과 러시아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도 미국의 강달러 지지 발언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쿄 다이와증권SMBC의 이와시타 마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비록 회담에서 구체적인 환율과 금리 정책에 대한 발언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다음주 달러 강세에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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