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쇠고기파업 과반수가 찬성"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 2008.06.15 20:18

현대차 노조, 민노총 정치파업 동참 여부 주목

금속노조는 지난 12일~14일 민노총 주도의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과 관련한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현대차 노조 등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찬성률이 과반수를 넘었다고 15일 밝혔다.

금속노조는 오는 16일 민노총이 전체 개표결과를 취합해 파업 일정을 최종 확정하면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 등 완성차 4사가 실제로 근로조건과 무관한 정치 파업에 들어갈지 여부가 주목된다.

안정환 금속노조 홍보선전실장은 이날 "금속노조 조합원 15만명 중 12만명이 찬반투표에 참가했다"며 "찬성률이 과반수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투표결과를 공개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특히 잔업거부 등으로 관심을 끌어 온 현대차의 경우 여타 완성차 업체보다 투표율과 찬성율이 높았다. 완성차 4사 중 유일하게 투표결과를 공개한 쌍용차는 투표 대상자 5197명 중 4132명이 참가해 2263명(54.77%)의 찬성의사를 표시했다.

안 실장은 "쌍용차가 경유차 판매 부진에 따른 부분휴업 등 특수한 사정으로 인해 투표율과 찬성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며 "현대차, 기아차, GM대우 등 다른 완성차들은 쌍용차보다 훨씬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 결과에 대해서는 공개를 할지, 공개를 하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금속노조에만 결과를 전달하고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가 '과반투표, 과반찬성'이라는 요건을 갖췄지만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민노총이 투쟁본부회의를 열어 전면파업, 일일파업, 부분파업 등 파업시기와 수위를 결정한다고 해도 개별노조가 그대로 따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 노조 등 금속노조와 산하 개별노조가 임단협 중앙교섭 결렬을 사유로 오는 20일 쟁의조정신청 등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민노총의 총파업에 참여했다가는 자칫 '정치파업'에 따른 여론악화로 임단협 투쟁까지 불리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의 경우 검찰이 지난 10일 잔업거부를 '불법파업'이라며 주동자에 대해 사법처리 방침을 밝혀 놓고 있고 현대차 노조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정치파업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민노총 투쟁본부의 방침을 따르겠지만 금속노조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국민정서를 거스르는 파업은 삼갈 것"이라며 여론의 추이를 봐 가면서 민노총 주도의 총파업 참가여부를 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은 지난 12일 릴레이 파업 투쟁 방침을 밝히며 화물연대, 건설노조 등에 이어 4번 타자로 금속노조를 지목했다.

금속노조 산하 각 노조는 민노총의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관련 총파업과는 별개로 올해 임금 단체협상 투쟁의 일환으로 오는 20일 쟁의조청 신청, 24-26일 총파업 찬반투표 등을 거쳐 6월말과 7월초에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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