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경제구조 다른 나라로 눈 돌려라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수석연구원 | 2008.06.25 08:30

[머니위크]민주영의 펀드투자학

우리와 경제구조가 다른 나라에 투자하라

"도대체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 어떻게 나눠서 투자해야 하나요?"

투자교육현장에서 만난 김모씨는 그동안 운이 좋았다. 작년 하반기에 중국펀드를 해지하고 브릭스펀드로 갈아타 높은 수익률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씨는 이 펀드에서 저 펀드로 갈아타기 하기보다는 장기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투자하고 싶다. 그간 운이 좋아서 우수한 성과를 올렸지만 한 번 어긋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그러나 막상 포트폴리오를 짜려니 막막하다. 워낙 지역도 넓고 펀드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김씨처럼 포트폴리오를 짜서 투자하려고 한다면 우선 해외펀드의 투자목적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상대적으로 잘 알지 못하는 해외 자산에 굳이 투자하는 것은 국내 자산에서 '얻을 수 없는 것'을 얻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는 국내와 다른 특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외펀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 고려할 수 있는 기준 중 하나는 우리와 경제사이클이 다른 국가를 선택하는 것. 우리나라와 경제사이클이 다른 나라에 투자해야 분산투자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국내 경제가 안 좋아 국내 펀드 투자가 손실이 났다고 하더라도 우리와 경제사이클이 다른 나라에 대한 투자에서 이익이 나면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경제사이클이 다른 나라의 투자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국내 투자에서 생긴 이익으로 역시 안정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와 경제사이클이 다른 나라는 어떤 나라가 있을까?
 
이를 찾기 위해 우리 경제의 특징을 몇 가지 짚어보고 우리와 사정이 다른 나라를 선택하면 될 것이다. 첫째, 우리 경제는 IMF 경제위기 이후 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00년 들어 세계 경제는 성장률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인 데 반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전반적으로 하락세에 있다. 이제 우리 역시 선진국처럼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해외 펀드에 투자할 때는 우리와 달리 성장성이 높은 국가를 선택한다. 즉 경제 성장세가 가파른 중국이나 인도 등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우리 경제는 상품을 만들어 외국에 내다팔아야 성장할 수 있는 '수출의존형' 경제구조다. 이에 반해 자체적인 내수 의존도는 지나치게 낮아 환율이나 유가 등 대외 충격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실제로 수출의 성장 기여율은 1990년대 45.7%에서 2000년대 105.2%로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이와 달리 내수부문(소비+투자)의 경제 성장 기여율은 80년대 101.1%, 90년대 106.1%에서 2000년대 들어서면서 65.4%('00~'05년 평균)로 역시 큰 폭으로 위축됐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내수와 수출의 성장 기여 정도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가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소비와 투자가 부진을 보인 반면 수출은 급증하는 구조가 고착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는 수출의존형 국가보다는 내수 기반이 탄탄한 국가를 선택하는 것이 우리와 경제사이클이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를 구분하기 위한 기준으로 무역의존도를 활용할 수 있다. 무역의존도란(dependence on foreign trade)란 한 나라의 국민경제가 어느 정도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가를 표시하는 지표를 뜻한다. 일정한 기간(보통 1년)에 있어서 한 나라의 국민소득에 대한 그 기간의 무역액(수출액+수입액)의 비율로서 표시한다.
 
따라서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우리와 같이 '수출의존형' 경제라고 할 수 있으며 무역의존도가 낮은 나라는 탄탄한 내수기반을 가진 경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6년 말 71.5%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우리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싱가포르(386.1%), 홍콩(343.8%), 대만(120%) 등이 있으며 무역의존도가 낮은 국가는 미국(21.8%), 일본(28.1%) 등을 비롯한 선진국과 최근 내수기반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67.0%)이 대표적이다.
 
셋째,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원이 거의 없다시피 한 나라로 해외에서 전적으로 자원을 수입하고 있다. 모든 에너지의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국내 에너지 소비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석유는 전량 수입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유가를 비롯한 자원의 국제 가격 움직임에 따라 우리 경제가 휘둘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급속하게 경제 성장세가 후퇴하고 있다. 따라서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 우리와 달리 자원이 풍부한 나라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늘날 국제적으로 자원이 많은 나라로는 러시아, 브라질, 호주,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나이지리아 등을 들 수 있다. 다만 자원이 많은 나라 중 상당수가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넷째, 우리나라는 저출산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유엔에서 노인을 65세 이상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노인의 인구 비중이 7%를 초과하면 고령화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를 넘어서면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이미 2000년에 고령화사회가 된 우리나라는 고령화 진행 속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넘어가는 데 미국이 73년 걸리고 일본은 24년이 소요된 반면 우리나라는 불과 18년밖에 안된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넘어가는 기간 역시 미국 21년, 일본 12년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8년에 불과하다. 이렇게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면 경제의 탄력이 급속도로 낮아지고 사회보장 등의 비용이 급격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변화를 고려할 때 우리와 달리 고령화 속도가 늦고 젊은 사람이 많은 나라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해외펀드 투자 방법이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선진국의 경우 인구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반면 개발도상국과 최빈국은 고령화의 물결이 비교적 약하다. 또 대륙별로는 유럽과 북미의 65세 이상 노인 비중이 20%를 초과하는 데 비해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는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결국 이러한 인구구성의 차이로 노인이 많은 선진국의 경제는 성장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젊은이가 많은 개발도상국 등은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이미 특정 국가나 지역에 집중해 투자하고 있다면 앞서 제시한 국가나 지역을 추가로 투자함으로써 포트폴리오의 투자위험을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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