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에서도 빨리빨리?

한지엽 비뇨기과 원장 | 2008.06.22 12:11

[머니위크]SEX & FEEL

어느 금융사의 광고카피에서 ‘한국 사람은 밥을 빨리 먹습니다’라는 말을 써먹은 일이 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매사 서두르는 한국인의 습성이 덤벙덤벙 실수도 많을 듯 네거티브적인 느낌이 들겠지만 실제로는 앞서가던 금융선진국들을 따라잡을 듯이 거세게 쫓아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 곁들여져 있는 역발상의 광고기법이다.
 
아드보카트 전 월드컵 대표팀 감독은 얼마 전 자신이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우리 국어 중에서 ‘빨리빨리’라는 말이 자신의 느낌상으로는 가장 사랑스러운 말이라고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는 이 말의 의미를 대충대충 서두르기만 하는 쪽보다는 적극적이면서도 근면하고 성실한 우리 민족의 좋은 습성으로 파악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인이 많이 찾는 동남아와 미주 등 해외 여행지에서 현지인 가이드들이 가장 쉽게 배우는 한국어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빨리빨리’라고 한다. 거꾸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의 언어를 그저 호기심에서 몇 개 배우자면 ‘빨리빨리’라는 말은 후보에 오르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전혀 배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인은 택시만 타면 행선지를 밝히기도 전에 빨리 가자고 조른다든지, 열차에 승차하고 정해진 좌석을 찾아가면서도 뛰어가기 십상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빨리 서두르는 한국인의 습성에서 그 민족의 저력을 발견했다는 광고카피는 역발상도 보통 역발상이 아닌 듯하다.

 
이렇듯 그다지 자랑스럽지 않았던 단어가 어느 날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빨리빨리’하다가는 따귀를 얻어맞기 십상인 곳이 있다. 바로 침실의 이불 밑. 잔뜩 기대에 부풀게 해놓고는 정작 본게임에서 속전속결로 끝나버린다면 어떤 수로든 좋게 봐줄 수가 없으리라. 그런데, 조루증의 정의 자체가 ‘남성의 사정조절 능력이 부족해서 전체 성관계 횟수의 절반 이상을 불만족스럽게 생각하는 경우’라고 했으니 조루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 의외로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임자만 제대로 만난다면 조루증을 해결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감각과민이 원인인 경우는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고 15분 정도의 간단한 수술로 해결되며, 사정중추의 문제는 약물처방과 행동요법에 대한 교육을 받게 된다. 중요한 것은 각 사람마다 자신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야 안전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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