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주력산업 줄줄이 '직격탄'

산업부 기자 | 2008.06.13 16:18

전자·車·철강·유화 등 육로마비로 피해 눈덩이… 장기화 땐 치명타

화물연대가 13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산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자와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 내수와 수출 물량을 육로에 의존하고 있는 대부분의 업체들은 산발적인 물류 차질 수준을 넘어서 피해가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2일까지 화물연대의 산발 파업으로 660만달러의 수출 차질이 발생했으며 이번 총파업으로 하루 1280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기업들은 운송수단의 확보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제품 수송물량을 제대로 소화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수출 주력업체들의 피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 한국 경제 전체에도 큰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운송 거부가 2주일을 넘어 장기전으로 돌입하면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유화학업계, 파업 ‘직격탄’= 육로 비중이 큰 유화 업계는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LG화학, 삼성토탈, 롯데대산유화 등 대표적인 석유화학업체 3곳이 입주해있는 충남 대산유화단지는 지난 9일부터 5일째 생산제품 수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에 LG화학과 호남석유화학, 한화석유화학, 여천NCC, GS칼텍스 등이 입주해있는 여수유화단지가 12일 0시부터, SK에너지에쓰오일 등이 있는 울산유화단지도 이날 오전 11시부터 파업에 들어가면서 유화업계 전체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석유화학업체가 하루에 내수(290억원)와 수출(460억원)을 합쳐 750억원 규모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번 파업으로 고스란히 손실을 입게 됐다"고 우려했다.

◇ 전자, 자동차 "제출 출하·수출 비상"= 삼성전자는 화물연대 산태로 인해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삼성광주전자의 운송률이 50~60% 수준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수출 물량의 70% 정도를 처리하던 광양항이 봉쇄돼 부산항 등 다른 항만으로 물량을 돌리고 있는 상태다.

대우일렉 광주공장도 지난 10일부터 파업이 시작되면서 현재 컨테이너 200개가 나가지 못하고 있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들은 수출 선적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는 지난 9일부터 현대 카캐리어분회 소속 차량 등 총 150여대가 무기한 운송거부에 들어가 물류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노조가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등을 촉구하며 파업 찬반투표를 강행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는 광주지부 카캐리어 분회가 지난 12일 파업에 들어가면서 수출 선적에 비상이 걸렸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재 평택항에 들어갔던 배송차들이 화물연대 측에 의해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하루 4000여대의 수출 차량 중 70% 이상을 평택항에서, 나머지는 오포와 군산항에서 선적하고 있다.

◇ 철강·시멘트 "출하 반토막"=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에서도 물류 차질이 발생하면서 상당부분 손실이 불가피한 상태다.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포스코 포항과 광양제철소 안에 위치한 운송사 하치장과 고객사 출입문을 점거하면서 적기 출하가 힘든 상태다.

일부 업체들은 원자재 반입도 중단돼 며칠간의 여유분이 소비되면 조업마저 중단될 위기에 놓여있다.

당진의 현대제철과 동부제철도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비조합 차량이나 업체들의 자체 조달 차량까지 운행하지 못하도록 봉쇄하고 있다.

동해안에 주로 위치해 있는 동양시멘트, 쌍용양회, 라파즈한라시멘트 등의 시멘트 업계도 화물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시멘트업계의 협의체인 한국양회공업협회는 평소보다 50% 가량 제품수송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시멘트업계의 하루 평균 출하량은 지난 5월 기준으로 18만8000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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