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공포 현실화되나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6.13 11:32

유가급등+침체우려…"1980년보다 낫다" 의견도

-유가 급등과 침체에 글로벌 경기후퇴 조짐
-전세계 중앙은행 인플레 대처, 긴축기조로 전환
-美 고통지수 1980년(20.2)에 비해 절반(9.4) 낙관론도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전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유가와 식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각국 경제가 심상찮은 후퇴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반되는 현상으로 경제 정책적으로 해결하기 가장 어려운 난제다.

경기를 진작시키려 금리를 인하하거나 유동성을 풀려해도 물가가 더욱 폭등하니 어렵다. 그렇다고 금리를 인상하자니 경제 여건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커진다. 한마디로 스태그플레이션은 정책적으로 이도 저도 못하는 총체적 난국일 수 밖에 없다.

과거 1970년대 오일쇼크가 발생했을 당시 전세계는 동반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하며 그 위력을 실감했다.

최근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 인근까지 급등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는 다시한번 현실화되고 있다. 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해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튄다면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을 피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 美 약달러로 수입물가↑, 고통 1990초 이후 최고

특히 미국은 약달러로 수입물가가 더욱 뛰는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다. 가뜩이나 유가가 뛰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 가치 마저 악화되고 있어 수입 물가는 더욱 올라가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미국 경제가 약달러로 인플레가 더욱 가중되고 경제가 어려워진다면 전세계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게 된다.

실제로 미국은 실업률까지 치솟으면서 침체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5월 실업률은 전달(5.0%)보다 0.5%포인트 급등한 5.5%를 기록했다. 실업률이 0.5%포인트 급등한 것은 1986년 2월 이후 22년래 최대이다. 이를 반영하듯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율을 합산해 추산하는 미국의 '고통지수'(misery index)는 9.4%를 기록, 1990년대 초반 경기침체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가시화되면서 증시도 역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최근 시황을 살펴보면 뉴욕 증시는 물론 전세계 증시가 모두 고유가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특히 유가가 하루 5~10달러라는 이상 등락폭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는 극대화됐다.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경우 투자자들의 탈출구는 없는 암흑의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경우 증시에 미칠 파급력은 대단할 것이다. 그리고 글로벌화돼 미국 뉴욕증시와 커플링된 나머지 증시 역시 하락세를 모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경기침체가 가시화될 경우 구매력이 악화되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5월 소매판매는 예상밖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5월 소매판매는 전년동기대비 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0.5% 증가를 배정도 상회하는 수치다.

◇ 비관은 금물, 1980년 대비 고통지수 절반 불과

이렇듯 현재 경제지표들은 혼재돼 등장하면서 어떠한 예상도 불허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지 여부는 좀더 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주말 일본에서 열리는 선진 8개국회담(G8)에서 달러 가치 향방 등 실질적인 경제 대책들이 쏟아져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전세계 중앙은행들은 긴축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인도중앙은행도 15개월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등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한 상황이다.

연준 역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경기가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금리 인상이 어떠한 효과를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비관만할 상황은 아니다. 아직 미국의 고통지수가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을 겪던 1980년(20.2%)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무턱대고 비관할 필요는 없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은 아직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FT의 진단처럼 경제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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