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5월중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원자재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83.6% 급등,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81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원자재 수입물가는 지난 2월 49.4%, 3월 56.4%, 4월 58.5% 등으로 매달 '절벽' 상승하고 있다. 전체 수입물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6% 상승해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98년 3월(49.0%)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수출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24.0% 올랐으나 수입물가 상승률에는 못미쳤다.
원자재 뿐 아니라 중간재(28.8%)와 자본재(17.5%), 소비재(19.8%) 등도 모두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환율 상승 역시 수입물가를 끌어 올리는데 영향을 미쳤다. 계약통화(달러화) 기준 수입물가 상승률은 27.6%로 원화 기준 수입물가(44.6%)와 17.0%포인트를 차이를 보였다. 그만큼 환율영향이 컸다는 의미다.
지난해의 경우 계약통화 기준 수입물가와 수입물가(총지수) 차이는 -1.9%포인트로 저환율 덕에 물가가 오히려 떨어졌다. 원/달러 평균환율은 지난해 5월 달러당 927.9원에서 지난 5월에는 1036.7원으로 11.7% 상승했다.
환율은 유류와 관련된 산업 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고유가보다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정부가 최근 성장 대신 물가 안정에 초점을 두고, 환율 하락을 용인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 유가와 함께 고환율로 인해 우리나라의 수입물가 타격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크다”며 “유가가 더 오르고 있기 때문에 다음 달에도 수입물가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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