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은행권 리스크 관리 경영전략으로"

서명훈, 오상연 기자 | 2008.06.13 10:39

(종합)이창용 부위원장 시중은행 간담회서

금융위원회가 경기 침체에 대비해 은행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유가 급등 등 대외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중소형 건설사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는 등 국내 사정도 좋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창용 금융위 부위원장은 13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 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은행에 요구되는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기능은 리스크 관리를 통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라며 “최근 규제완화나 금융산업 발전 등을 강조하다 보니 리스크 관리가 간과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위원장은 대내외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유가가 100달러 정도 오르더라도 하반기에는 90달러 정도로 가지 않겠나 했는데 지금으로서는 그 이상으로도 갈 것 같다”며 “더불어 내수침체도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경제여건이 좋지만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은행이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할 리스크로 ‘유동성’을 꼽았다. 그는 “은행의 유동성이 풍부하면 경기가 내려가는 국면에서 경기 급락을 막아줄 수 있다”며 “하지만 본격적으로 경기가 하락할 때는 늘어난 유동성이 경기를 끌어내리는 양면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은행의 유동성이 늘어난 측면이 있는데 경제의 역동성을 살릴 수 있는 창업이나 기술 지원 등의 대출을 지원하고 그렇지 않은 곳에는 대해서는 대출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분야에 대한 대출을 늘리는 대신 나머지 분야에 대해서는 대출을 자제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리스크 관리 범위도 확장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 부위원장은 “최근 키코(KIKO)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은행은 은행 자체 시스템만이 아니라 고객들의 위험도 관리하는 총체적인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리스크 관리가 은행 내부에서만 이뤄질 것이 아니라 은행 이용자의 위험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영역이 확대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신 BIS협약(바젤II), 자통법 등의 새로운 제도 도입을 맞는 은행권의 준비 상황, 고충과 관련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김광수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간담회 직후 브리핑에서 "은행 내부의 인적자원은 한정돼 있는데 갑작스럽게 제도가 많이 바뀐다는 지적도 있었다"며 "도입 예정인 제도들을 분산 추진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권에서는 바젤II에 의해 은행을 운영하면 리스크 한도를 조절하고 위험관리에 기반한 가격을 책정해야 하는데 은행간 과당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려운 얘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채권시장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인 규제개선도 시사했다. 김 국장은 "최근 과도한 자산관리에 대한 우려가 높은데 자산 유동화 문제는 리스크 관리를 얼마나 잘 하면서 영업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CD나 금융채 등을 은행자산의 3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자금조달에 적정한 수준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으로는 자산유동화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절차적인 문제도 있지만 커버드본드(Covered Bond,주택담보대출증권)등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 자산유동화 법을 개정하는 등의 정책적 개선사항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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