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 찬반양론, 청와대 홈피 불났다

머니투데이 조홍래 기자 | 2008.06.12 17:59

12일 MBC 100분 토론에서 격돌 예상

↑촛불시위에 찬성 또는 반대하는 네티즌들이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들

각종 인터넷 게시판이 촛불시위에 대한 찬반을 논하는 글들로 도배되고 있다. 네티즌들이 촛불시위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으로 나뉘어 세력 다툼을 하는 모양새다.

네티즌들은 어떤 홈페이지에 상대편 입장 글이 자주 올라오면 자신들의 거점에 즉시 소식을 알리고 신속히 대응한다. 촛불시위에 반대하던 사람들이 인터넷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면서 양측 간의 세 싸움은 커지는 추세다.

촛불시위에 찬성하는 네티즌들이 주로 모이는 곳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 이들은 게시판을 통해 각종 정보를 공유하고, 온라인으로 각종 서명운동을 벌인다. 보수언론에 광고를 낸 기업 명단도 공유해 광고를 그만두라고 항의전화도 한다. [명박퇴진]이라는 글머리를 달고 게시판을 도배하며 조직적으로 온라인 시위에 나선다.

반면 촛불시위에 반대하는 네티즌에겐 아고라와 같이 하나로 대표되는 큰 구심점은 없다. 대신 이들은 각종 포털사이트의 카페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 대표적으로 포털 네이버에 지난 2일 개설된 ‘구국! 과격불법 촛불시위반대 시민연대’ 카페에는 1만50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며 촛불시위를 비판하고 있다.

이들이 12일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만났다. 청와대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은 양측이 올린 글들이 대부분이다. 어느 쪽 글이 더 많은지 경쟁이라도 하듯 양측은 자신들의 거점에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자고 제안했다.

아고라 게시판의 한 네티즌은 “지금까지 청와대 게시판에 정부를 비판하는 글이 다수였는데 갑자기 이명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며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올리자고 주장했다.

촛불시위반대 카페의 한 회원은 카페에 글을 올려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올렸는데 아고리언(아고라 게시판에서 주로 활동하는 네티즌)들이 난리가 났다”며 “시간 나면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올려 달라”고 회원들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네티즌들은 서로의 거점이 되는 게시판에 청와대 홈페이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상대편 글을 옮겨와 질타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양측의 대결은 청와대 홈페이지에 머물지 않는다. 각종 포털사이트 게시판에서도 양측의 입장을 밝힌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상대의 거점에 직접 들어가 상대방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

촛불시위반대 카페의 회원들은 아고라 게시판에 올라온 촛불시위 반대 글을 추천하고 있다. 추천수가 많아지면 '추천 베스트'란에 글이 올라가 가독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촛불시위반대 네티즌들은 시위 반대 입장을 밝힌 글의 추천수를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지만 많은 아고리언에 밀려 쉽지 않다.

촛불시위에 찬성하는 네티즌들도 '반대 카페'에 들어가 촛불 시위에 함께하자는 글을 올린다. 이 대통령의 지지카페인 다음의 '명바라기'에는 촛불시위에 찬성하는 네티즌들이 몰려 '이 대통령 안티카페로 변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았다.

이들의 대결은 이날 방송되는 MBC '100분 토론'에서 크게 드러날 전망이다. 이날 방송에선 '쇠고기 재협상과 촛불정국의 방향은?'이라는 주제로 토론이 진행된다.

찬반 양측의 네티즌들은 '100분 토론' 홈페이지의 '시청자 의견', '한줄 참여' 게시판에 글을 올려 자신의 입장을 피력할 계획이다. 양측 모두 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같은 의견을 가진 네티즌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방송이 시작되면 홈페이지 접속자가 폭주하므로 방송시작 30분 전에 미리 접속하라"는 지침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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