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디커플링'? 호시절 지났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6.12 10:29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11일 '짧은 논평'에서 중국과 인도의 고성장에서 비롯된 디커플링이라는 말이 신용경색 이후 그 의미를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디커플링'이라는 말은 이머징마켓은 자체 성장 엔진으로 고성장을 유지할 수 있다는 희망에 찬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증시에 적용하면 두 가지를 시사한다. 먼저 이머징마켓의 수익률은 미국에 연동되지 않고, 오히려 미국 위험에 대한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 이머징마켓의 고성장에 따라 미국과 유럽, 일본마저 경기둔화의 위험을 줄이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소득이 증가하는 이머징마켓에 이전보다 더 많은 물건을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악의 성적을 피할 수 있는 '백'이 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런 좋은 의미는 많이 사라졌다.
지난 12개월동안 MSCI의 브릭(BRIC) 지수는 급락과 반등을 세 차례 반복했다. 작년 8월, 올해 1, 3월의 높은 변동성은 공포 그 자체였다.
신용위기로 월가 은행들이 급락하면 따라서 급조정받았다가 연준(FRB)의 금리인하 전망이 강화되면 빠르게 일어서기를 되풀이했다. 이는 디커플링과 거리가 먼 움직임이다.

최근 이머징마켓의 디커플링은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면서 다시 도전받고 있다. 선진국뿐 아니라 이머징 국가들도 금리인상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브라질 러시아에 이어 전날 인도 중앙은행(RBI)도 금리를 깜짝 인상했다.


여기에 미국이 금리인상 모드로 전환할 것이라는 추세변화에 이머징마켓이 지나치게 반응하면서 증시는 오히려 미국보다 더 민감하게 조정받고 있다. 아시아 증시가 제일 심하다.

중국 인민은행은 물가 억제와 투기자금 단속을 위해 지급준비율을 1%포인트나 전격 인상했고 상하이종합지수는 이 충격으로 전날 장중 3000선을 이탈했다. 중국증시가 지난 10월 고점 대비 반토막났다.
베트남 증시는 고점 대비 66%나 주저앉았다. 디커플링이 아니라 새로운 불안요소로 등장한 것이다.

두 증시의 조정은 버블붕괴의 영향이 크다. 따라서 디커플링과 직접 연결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처럼 고물가 시대에 이들 이머징시장의 '수요'를 믿을 수 없다는 점이다. 높은 경제성장률이나 차별화된 증시 강세를 기대할 만한 근거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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