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인수포기 발언은 협상 압박용"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8.06.12 09:09

FT "외환은행은 마지막 인수타깃… 가능성 낮다" 분석

HSBC의 외환은행 인수 포기 가능성 발언은 전통적인 M&A용 협상 압박 카드인가. 아니면 HSBC의 한국 은행업 진출에 대한 지금까지 열정이 죽었음을 의미하는 것인가?

HSBC 아시아태평양 담당 최고경영자가 11일 "외환은행 인수계획을 철회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그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HSBC가 지금까지 한국 은행업 진출에 보여온 열망과 외환은행이 마지막으로 남은 인수 타깃이라는 점에서 포기 발언은 협상 압박용 카드일 공산이 크다는 것.

HSBC는 제일은행과 한미은행 인수에도 관심을 보였다가 포기해 각각 스탠다드차타드와 씨티에 한국 시장 진출 기회를 뺐겼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도 아시아 4위 경제규모인 한국의 마지막 남은 인수 대상 외환은행 협상 테이블을 쉽게 뒤엎을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만약 HSBC가 인수를 포기한다 하더라도 론스타로서는 아쉬울게 없다고도 분석했다. 올해말 예상 외환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8로, 업계 평균 1.2보다 높고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도 외환은행에 관심을 보이는 등 새 인수자를 찾기는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의 소액 주주들도 HSBC의 인수 포기에 대해 동요하지 않는다. HSBC가 외환은행 인수 제안가를 프리미엄 30%에 제시했지만 인수 후에도 상장을 유지하는 만큼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별다른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FT는 이 때문에 외환은행 인수 협상이 물건너갔을 때 최대 패배자는 HSBC, 그 다음은 한국 정부라고 분석했다.

HSBC는 외환은행을 놓침으로써 한국 은행업 진출 기회를 잃기 때문이고 최근 쇠고기 정국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 정부는 협상이 백지화되면 경제 국수주의의 귀환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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