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널뛰기' 유가에 다우205p↓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6.12 05:50

유가, 사흘만에 급등 반전..금융-기술주 하락 주도

널뛰기 유가로 인해 미국 증시가 또다시 휘청거렸다.
이틀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던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시를 뒤덮었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05.99포인트(1.68%) 떨어진 1만2038.77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일대비 22.95포인트(1.69%) 내린 1335.49로 마감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54.93포인트(2.24%) 하락한 2394.01을 기록, 상대적으로 낙폭이 컸다.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한때 배럴당 138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을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이 작용했다.

반면 이날 발표된 베이지북은 물가상승과 더불어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둔화에 대한 강조로 조기 금리인상 관측은 수그러들었지만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는 급속히 냉각됐다.

오크트리 자산운용의 로버트 파블릭 수석 투자담당 임원은 "증시 하락세가 멈추려면 경기관련 지표의 개선이나 유가급등 중단, 두가지 중의 하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시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금리인상은 취약한 미국 경제에 더 큰 하강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반도체 하락 선두

S&P500 업종 지수가운데 금융주와 소비재 업종의 주가 하락폭이 가장 컸다.
특히 최근 금융불안의 진원지로 지목받고 있는 리먼 브러더스는 이날도 주가가 13.8%급락하며 주당 23달러69센트로 내려앉았다.

AIG가 3%,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4%, JP모간은 3% 급락하는 등 금융주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워싱턴뮤추얼도 9.28% 급락했다. UBS는 이날 워싱턴뮤추얼이 주택 대출 관련 손실을 과소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 테인 메릴린치 회장은 이날 자사의 자본여력은 충분한 상태이지만 2분기 시장상황은 여전히 어렵다고 밝혔다.

반도체산업협회가 올해 반도체산업 성장율을 기존의 7.7%에서 4.3%로 하향하면서 기술관련주 하락압력으로 작용했다.

다우 구성종목 중에서는 알코아가 8% 가까이 급락,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는 호주의 가스 공급업체가 감산에 들어가면서 2분기 순익이 주당 2~3센트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JP모간은 알코아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밖에 스테이플스는 세번째 인수 시도 끝에 네덜란드의 사무용품 업체인 코포레이트 익스프레스를 인수하는데 성공했다는 소식으로 5.3% 상승했다. 코포레이트 익스프레스도 2.7% 올랐다.

◇ 유가, 다시 급등세로...달러는 하락 반전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 유가가 하루만에 다시 급등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인도분 유가는 전날보다 배럴당 5.07달러(3.9%) 오른 136.38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장중 138달러를 넘어서는 강세를 보였다.


미 에너지부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456만배럴 감소한 3억22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원유재고가 15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정유시설 가동률은 88.6%로 전주의 89.7%에 비해 하락했다. 유류 전문 매거진 플랫츠 조사에서는 정유시설 가동률이 9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었다.

중국의 지난달 하루 평균 석유 수입량이 전년동기 대비 25% 급증한 380만배럴을 기록, 대지진 이후 수요증가에 따른 수입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 점도 상승 요인이 됐다.

아울러 최근 급등했던 달러화가 급락세로 돌아선 점도 달러표시 자산인 원유가격 급등세를 부추겼다.

11일(현지시간) 오후 3시30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91센트(0.58%) 상승(달러가치 하락)한 1.555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79달러(0.4%) 올랐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0.51엔(0.47%) 하락(엔화가치 상승)했다. 약달러 기조와 함께 미 증시 하락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여건이 형성 엔화수요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연준이 이날 베이지북을 통해 경기둔화와 물가압력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이로 인해 이달말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는 물론 당분간 금리를 현행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가치 하락요인이 됐다.

달러화는 주초 벤 버냉키 연준의장이 연일 인플레이션 억제를 강조,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인식에 따라 급등했었다.

◇ 베이지북, "둔화지속, 인플레 압력 완충 여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베이지북은 인플레이션과 소비침체가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 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그러나 베이지북이 경기둔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풀이됐다.

베이지북은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급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실질소득이 감소, 소비가 둔화됐으며 유통업체들은 재고 누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을 제외한 제조업 부문은 전반적으로 둔화세를 지속했으며 툭히 주택 자동차 부문의 침체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약달러로 인한 해외 관광객 유입으로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보였던 관광산업도 물가상승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가상승 압력은 아직까지는 소비자들이 아닌 유통업체들이 상당부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체들은 원가상승압력을 제품가격으로 전가시키고 있지만 유통업체들은 가격인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농업부문의 상황은 기후악화에도 불구, 대부부분의 지역에서 개선됐다고 밝혔다. 에너지 부문 역시 강한 성장세를 유지했으며 특히 댈러스 연은은 원유 시추가 20년래 최대치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지역별로는 12개 연방은행 관할 지역가운데 7개 지역에서 경제성장세가 둔화됐다고 밝혔다. 5개 지역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인 것으로 평가됐다.

공개시장위원회 2주전에 발표되는 베이지북은 지역 경제에 대한 해당 연방은행들의 보고서로 연준 금리결정의 기본 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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