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핸들링 부드러워진 '미니 JCW'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08.06.13 11:25

[Car & Life]스포츠카 못지 않은 강력한 파워에 디자인 감각 돋보여

도로에서 주위 시선을 받고 싶다면 '미니 쿠퍼S JCW(John Cooper Works)를 타면 딱 좋다. 앙증맞은 사이즈에 각진 몸체가 투박한 듯 보이지만 자꾸 보면 폭스바겐 비틀과 대칭되는 깜찍한 맛이 있다.

그 와중에도 라디에이터 그릴은 전면부 범퍼에도 비슷한 디자인이 적용돼 두툼한 느낌을 전해주며 제법 스포츠카 분위기마저 풍긴다.

본네트에 세로로 선명히 새겨진 두 줄기 굵은 선은 스포츠카 분위기를 연출한다. 스포츠카가 아닌데도 스포츠카 흉내를 낸다.

rpm이 표시되는 출력 표시등이 단독 모듈로 스티어링 휠 위에 달렸고 속도 계기판은 프라이팬을 연상시킬 정도로 큼지막하게 센터페시아 한가운데에 떡 하니 자리 잡았다.

창문을 올리고 내리는 버튼이나 차량 개폐 컨트롤 버튼 등이 센터페시아 중앙 하단부에 장착돼 있다. 디자인 감각이 돋보인다. 실내를 보면 10대 후반 여성들이 선호할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엉덩이에는 쿠퍼S가 굵게 새겨져 있다. 자신의 혈통을 분명히, 강하게 드러낸 이 차는 BMW의 유전자도 받아들였다. 이정도 힌트를 줬으면 대충 감이 올 것이다.

운동성에 관한 얘기다. 시동을 걸었을 때 '디젤 모델인가' 하는 착각이 들만큼 엔진 소음과 차 떨림이 전해졌다. 참고로 미니 디젤 모델은 아직 국내에 들여오지 않았다.

이 작고 깜직한 차가 스포츠카의 인자를 품고 있다는 걸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앞으로 튕겨나가는 게 깜짝 놀랄 정도다. 차를 멈추는 것도 익숙해지지 않으면 자칫 곤란을 겪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동이 모두 걸렸다고 여겨졌을 즈음 브레이크를 밟은 발의 힘을 살짝 빼자 어디서 힘이 남았는지 다시 한번 튕겨져 나가려는 걸 붙잡은 게 몇 번 있었다.


차 재원을 다시 한 번 살펴봤다. 그럴만했다. 1960년대 몬테카를로 경주대회에서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정통 경주차의 후손이다. 1598cc에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 25.5kg.m다. 일반 미니보다 최고 출력이 17마력 높다.

4기통 트윈스크롤 터보차저를 갖춘 직분사 방식의 가솔린 엔진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6.9초.

주행 성능을 확인해보기 위해 차량 통행이 비교적 뜸한 토요일 새벽 영동고속도로를 달렸다. 덩치에 비해 핸들링이 묵직한 편이다. 그나마 일반 미니 모델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편이다.

시속 220km를 넘나드는 고속 주행에서 이정도 묵직한 핸들링이 받혀주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느낌이 전해진다. 더도 덜도 말고 이정도면 괜찮겠다는 생각. 일반 미니 모델은 상대적으로 너무 뻑뻑해 여자들이 운전하기에 힘이 들 정도였다.

코너링은 대형 프리미엄 세단 못지않다. 전후좌우 바퀴가 차의 네 개 꼭지점에 위치해 있어 차가 튕겨져 나가는 느낌이 거의 없다. 주행 중 마음먹은 대로 컨트롤이 용이한 게 이 때문이다.

BMW의 인자가 주입됐지만 엔진음까지 BMW를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다. 약간 덜 정제된 투박한 소리가 강한 편이다. 고급 세단이 아니기 때문에 손품이 덜 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원래 미니의 정체성이 이런 것일 수도 있다.

리터당 12.1km로 연비가 꽤 괜찮은 편이지만 스포츠 모드를 켜고 광속 질주를 즐기다보면 작은 괴물의 탐욕스런 연료 소모량에 깜짝 놀라게 된다. 가격은 4590만원. 합리적인지 여부는 개인의 성향에 맡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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