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하고 럭셔리한 승차감 "디젤차 맞아?"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 2008.06.22 18:12

[머니위크]메르세데스-벤츠 뉴 S320 CDI 시승기

너무나도 유명한 동그라미 속의 세꼭지 별 모양의 엠블럼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르세데스-벤츠. 이 외에도 메르세데스-벤츠하면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라는 문구다.

세계 자동차의 역사와도 같은 메르세데스-벤츠는 자동차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자동차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그 이름만으로도 동경의 대상이 되는 자동차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외국차로는 처음으로 국내에 수입돼 판매된 차량으로 국내에서의 역사도 20년이 넘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금년에도 5월까지 국내에서 766대가 판매됐다. 수입자동차 중 혼다, BMW에 이은 3위다.

◆명불허전 S320 CDI

메르세데스-벤츠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The new S320 CDI(이하 S320 CDI)의 시승은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는 말을 실감나게 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는 '사장님'이 타는 차다. 고급차의 대명사인 메르세데스-벤츠 내에서도 가장 비싼 축에 속하는 중후한 외관을 자랑하는 차량이다. 여기에 '시끄럽다'는 디젤엔진을 얹었다는 것은 하나의 도전이고 또 다른 면에서는 S-클래스에 대한 '모독'일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디젤엔진이 얹어진 S320 CDI도 역시 S-클래스였다. 트렁크 리드에 붙어있는 S320 CDI만 보지 않는다면 승차감, 가속력 등 모든 면에서 S-클래스다.

특히 S320 CDI에 탑재된 V6 CDI 엔진(2987cc)은 완숙미에 접어든 메르세데스-벤츠의 디젤 기술을 바탕으로 성능과 연비를 개선한 최첨단 기술의 제3세대 엔진을 자랑한다. 또 특수필터로 미세한 입자까지 걸러내 배기가스를 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청정 엔진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V6엔진에는 자동 7단 변속기가 장착되어 있다. 자동 7단 변속기인 7G-트로닉(TRONIC)은 7개의 기어를 사용하여 미세한 엔진속도 변화에도 반응해 실질적으로 모든 운전 상황에 따른 최적의 기어 변속비율을 제공한다. 7G-트로닉은 스티어링 컬럼에 위치한 다이렉트 셀렉트 변속 레버로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또 최첨단 커맨드(COMAND) 시스템과 사고를 미연에 예방 해주는 프리 세이프(PRE-SAFE) 등 혁신적인 기술이 적용되었다. 또 세계 최초로 홀드(Hold) 기능과 언덕 출발 보조 기능을 갖춘 어댑티브 브레이크 시스템(Adaptive Braking System)과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lectric Parking Brake) 등 최첨단 안전장치가 장착되어 있다.

◆‘운전자 중심’으로 눈을 낮추다

기존 S-클래스에 비해서 전장이 좀 짧다. 기존 S-클래스의 전장은 5210mm이지만 S320 CDI는 5089mm로 120mm 이상 줄어들었다. 그래도 여전히 결코 작은 사이즈는 아니다. 휠베이스가 3035mm로 기존 S-클래스에 비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웬만한 SUV의 휠베이스보다 길다.

S320 CDI의 사이즈가 이처럼 줄어든 것은 기존 S-클래스와 달리 '사장님 차'가 아닌 '자가 운전자'를 위한 차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젊은 사람이 운전하면 운전사 같아서 잘 팔리지 않는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사장님'을 위한 차였지만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자가 운전을 하는 젊은 운전자를 공략하기 위해 만든 차가 바로 S320 CDI다.

운전석에 앉으면 넓직한 계기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속도계와 RPM표시계가 LCD 모니터로 돼 있어 눈길을 끈다. S320 CDI의 독특한 매력 중 하나는 모든 메뉴에 완벽하게 한국어 지원이 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수입차들은 내비게이션을 제외한 나머지 메뉴들은 대부분 영어, 일어, 프랑스어 등의 언어로만 지원돼 사용하기가 수월치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S320 CDI는 모든 메뉴가 '한글'로 뜨기 때문에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오디오 조작부가 있는 가운데 부분)엔 대형 모니터를 설치해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에어컨 의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컵 홀더 뒤의 조그셔틀 리모콘을 이용해 모든 메뉴를 조작할 수 있다. 죠그셔틀 리모콘 바로 위에는 블루투스 전화기가 붙어있어 운전 중 전화이용도 매우 편리할 것 같다(하지만 기자의 핸드폰은 블루투스가 지원되지 않아 그 편리함을 활용하지 못했다).

S320 CDI의 또 다른 새로움은 기어변속기가 운전대에 붙어있다는 점이다. 기자가 80년대 후반에 1종 보통면허를 취득할 당시 1.5톤 트럭의 기어변속기가 운전대에 붙어있었다. 최근에는 기아차의 몇몇 차량이 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지만 운전대에 기어변속기가 있는 정통 세단은 정말 오랜만에 봤다. 물론 당시 기어변속기와는 다르게 디지털화 돼 있다는 점은 큰 차이다.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까지 모두 12가지 자세로 조정되는 열선 및 통풍 전동 시트가 적용됐다. 특히 운전석과 조수석 뒷자리에서 조수석의 시트 위치 등을 조정할 수 있어 뒷자리에 '윗분'을 모셔도 운전자뿐만 아니라 뒷좌석 '윗분'도 편안하게 승차감을 즐길 수 있다.

◆손가락 끝으로 조작하는 수동 모드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어봤다. 중후한 엔진음이 들리지만 디젤차라는 느낌은 전혀 없다. 시승 전 디젤차량이라는 것을 몰랐다면 일반 가솔린 차량이라고 오해를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창문을 열었을 때 다소 귀에 거슬리는 엔진음이 들어오면서 ‘역시 디젤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

가속페달을 조심스럽게 밟았다. 적당한 무게감이 느껴지면서 부드럽게 차가 출발했다. 속도감을 즐기는 스포츠카가 아닌 최고급 세단인 만큼 묵직함이 나쁘지 않았다.

그렇다고 순간 가속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묵직한 차량에 비해 가속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순식간에 앞으로 돌진한다. 디젤엔진 고유의 소음이나 떨림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최고 출력 235마력(3600rpm), 최대 토크 55kgㆍm(1600~2400rpm)의 힘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특히 7G-트로닉 기어는 혼자서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에 rpm을 무리하게 높이지 않는다.

고속 주행 시 안정성은 역시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굽은 길도 안정적으로 회전한다. 최고 속도가 250km/h라 하는데 여기까지 밟아보지 못하는 것이 다소 아쉬웠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도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7.8초에 불과하다.

급커브를 과격하게 돌 때와 급제동 시 시트벨트는 순간적으로 몸을 꽉 조여주기 때문에 안정감을 더욱 높여준다.

S320 CDI는 버튼 조작으로 스포츠(S), 컴포트(C), 매뉴얼(M) 모드로 설정을 선택할 수 있으며 스포츠 모드 선택 시 차량의 높이는 자동으로 15mm 낮아진다. 매뉴얼 모드 시 기어 변속은 운전대를 잡고도 가능하다. 운전대를 잡으면 손가락이 위치하는 운전대 뒤편 양쪽에 단추가 위치하고 있다. 왼쪽 단추는 기어를 올릴 때, 오른쪽 단추는 기어를 저단으로 바꿀 때 누른다. 손가락만 까닥거려 기어를 변속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S320 CDI의 공인연비는 1ℓ당 10km로 1등급 연비를 자랑한다. 휘발유 차량 대비 약 17% 높은 매우 경제적인 모델이라는 것이 메르세데스-벤츠의 설명이다. 또 S320 CDI에 사용된 CDI엔진은 국내에서 저공해 자동차로 등록되어 5년 동안 환경개선 부담금을 면제 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등 친환경성도 갖추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측은 "S320 CDI는 S-클래스고유의 리더쉽과 럭셔리함에 친환경성, 경제성, 파워풀한 성능, 운전자 중심의 드라이빙, 최첨단 편의 및 안전장치까지 모두 갖춘 오너 운전자를 위한 최적의 차량"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S320 CDI의 차 값은 1억3390만원. 이 정도의 차량을 운전할 정도라면 연비가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요즘처럼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상황에서는 그래도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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