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M&A, 국가가 인센티브를"

머니투데이 오상연 기자 | 2008.06.11 16:27

윤증현 전 위원장 강연, '규모의 경제' 통해 효율성 제고

"금융회사들이 인수ㆍ 합병(M&A)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국가가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은 11일 한양대가 주최한 '세계 금융위기 극복을 통한 금융강국 도약 방안'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경쟁력 있는 투자은행(IB) 설립이 한국의 성공적인 금융산업 발전을 결정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IB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세계적인 IB 조건으로 △차별화된 금융자문서비스 △리스크 관리 기술 △광범위한 네트워크 △전략적 사고와 추진력을 꼽았다. 또 이같은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정한 규모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위원장은 "금융회사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면서 "IB는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덩치가 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적인 IB들은 자산가치가 30조 달러인데 비해 한국의 증권사들은 10분의 1도 안되는 2조 달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는 '적극적인 인재 양성과 유치'를 제시했다. 그는 "많은 외국인 전문가들이 한국 기업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만큼 외국인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기업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윤 전위원장은 타깃이 되는 시장의 설정도 중요 전략 과제로 꼽았다. 한국 IB들이 아직 발전 초기 단계인 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추구하면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틈새 시장의 발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2006년 전세계 IPO시장에서 16위를 차지한 토마스 와이젤 파트너스(Thomas Weisel Partners)는 정보기술(IT)과 제약업이라는 특정 업종을, 13위를 차지한 제프리 컴퍼니(Jeffries and Company)는 중소기업을 공략해 그 분야에서 만큼은 골드만삭스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부연했다.

윤 위원장은 아울러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IB 발전 초기 단계에는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고통 없이는 그 어떤 보상도 없을 것"이라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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