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폭등에 몸살앓는 재개발 대학가 점포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08.06.15 14:40

[부동산X파일]경희대·한양대 등 무리한 임대료 인상에 골머리

layout="responsive" alt="↑ 최근 임대료 인상으로 가게 문을 닫고 임대료가 저렴한 곳으로 이전하는 대학가 상가 점포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정문 근처 한 음식점에 붙어 있는 플래카드.">↑ 최근 임대료 인상으로 가게 문을 닫고 임대료가 저렴한 곳으로 이전하는 대학가 상가 점포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정문 근처 한 음식점에 붙어 있는 플래카드.

"건물주가 임대료를 200%나 올려 가게 문 닫고 다른 곳으로 이전 합니다."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서울캠퍼스 정문 근처 A음식점 앞에 붙은 플래카드 내용이다. 지난 8년간 학생들의 호응 속에 영업해 온 이 음식점은 건물주의 갑작스런 임대료 인상 요구 때문에 가게를 이전키로 한 것이다.

가게 주인은 "월 350만원이던 점포 임대료가 하루아침에 2배 이상 폭등, 더 이상 영업이 불가능해졌다"며 "아무리 건물 주인이 바뀌었어도 갑자기 임대료를 2배 이상 올리면 우린 어떻게 하느냐"고 토로했다.

이 가게는 다음 달 1일 임대료가 저렴한 곳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인근 B점포의 사정도 마찬가지. 이 가게 역시 임대료를 단숨에 대폭 올리자 다른 상점을 알아보고 있다. 이 점포 사장은 "대학가라 유동인구도 많고 장사가 잘 되기 때문에 임대료가 비싼 건 이해하지만 최근에 너무 많이 올랐다"며 "이 일대 건물주들이 담합해 가격을 올린다는 소리도 들린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최근 대학가 주변에서 음식점 등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점포주들이 임대료와 관련,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재개발지역 근처 대학가의 경우 상황은 심각하다. 재개발 호재 때문에 땅값이 오르자 임대료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것이다. 경희대는 이문·휘경뉴타운(3차 뉴타운)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왕십리 뉴타운과 인접한 한양대 주변 상가 점포주들도 최근 임대료 인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점포 주인들은 최근 1년 새 50~200%까지 임대료 인상 압박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 인근 W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우리도 가게를 얻어 중개업을 하고 있는데 건물주가 최근 임대료를 2배 이상 올려달라고 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그렇게 했다"며 "왕십리 뉴타운을 비롯해 민자역사 건립 등 각종 개발 호재 때문에 상가 세입자들만 죽을 판"이라고 푸념했다.

흑석뉴타운이 바로 붙어 있는 중앙대 인근도 지난해부터 점포 임대료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학가는 원래 학생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영세 상인들이 많다"며 "임대료가 계속 오른다면 해당 상인들은 자리를 비우게 되고 그 자리에는 편의점이나 대기업 소유의 각종 전문 상점들이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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