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펀드로 '몰빵' 대신 '안전빵'을 택하라

배현정 기자 | 2008.06.22 15:23

[머니위크]고물가 수혜 원자재펀드 포트폴리오 짜기

원자재냐, 원자재 수혜국이냐. 고물가 시대를 맞아 '몸값' 높은 원자재에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최근 '물가高'에 불을 지르고 있는 유가는 연내 배럴당 2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충격적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같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는 경기 침체의 우려와 함께 투자자들의 주머니도 가볍게 만들 우려가 높다.

그렇다면 고물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물가 상승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원자재에 투자하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원자재 관련 펀드 등은 최근 이미 쏠쏠한 재미를 본 만큼 자칫 '한 발 늦게' 투자에 나서는 것은 아닌지 부담스럽기도 하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6월9일 기준 원유 등 에너지 관련 실물부터 금, 알루미늄 등 실물상품의 지수 선물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로저스 코모디티 인덱스종류형파생상품펀드'는 1년 수익률이 50%가 넘는다.

유전, 광물자원, 화학 등 천연자원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우리CS글로벌천연자원주식ClassC W펀드'도 1년 수익률이 27.03%를 기록하고 있다.

더불어 원유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자원부국에 투자하는 펀드의 매력도 돋보인다. 브라질과 러시아, 중동ㆍ아프리카펀드 등이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수혜를 입는 성과가 두드러지는 추세다. 특히 브라질펀드는 전체 해외주식형 가운데 연초 이후 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장기적인 투자 전망이 밝다지만 변동성이 큰 이들 펀드의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짜야 할까. 고물가 수혜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원부국 '브라질' 뜨거운 사랑

고물가 수혜 업종이나 지역 펀드 가운데 최근 가장 주목 받는 펀드는 브라질펀드다.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리가 커지면서 대부분의 글로벌 증시가 하락한 가운데서도 브라질펀드는 오름세를 기록했다.

제로인이 지난달 말 발표한 '해외주식형 펀드 월간성과 상위 톱10'에는 '미래에셋 브라질업종대표주식형자1(Class-A)'이 1개월 수익률 18.90%로 1위를 차지했는가하면 '미래에셋 브라질러시아업종대표주식형자1C-A'(15.81%), 'JP모간브라질주식종류형자1A'(14.73%), 'KB브라질주식형자(Class-A)'(14.65%)가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이재상 한국증권 차장은 "브라질펀드가 연초 이후 큰 폭의 상승을 보였지만 여전히 상승 여력이 점쳐진다"며 "밸류에이션(불균형가격을 이용하여 이득을 취득하려는 거래) 측면에서 볼 때 현재 적정 수준 내지는 언더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이어 "최근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되었으며 중산층이 탄탄해 향후 내수시장의 성장도 예상되는 만큼 원자재 관련해서 단기적인 조정을 받는다 하더라도 장기적인 상승 여력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수진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또한 "러브펀드 중에서도 현재 러시아는 잠시 주춤한 상황이지만 브라질은 성장세는 다소 둔화되도 꾸준한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원자재펀드도 업종별 분산이 안정적

원자재 특화 펀드에 투자하기를 원한다면 근래에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원유 가격이 가장 주목받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특정 업종에 치우친 펀드보다는 업종별로 분산된 원자재펀드를 권한다.

이재상 차장은 "세계 원유의 대략 40% 가량을 미국이 소비하고 있는데 미국의 경기 침체가 오래가면 원유 소비가 줄어 유가가 떨어질 수 있다"며 "원유나 금 등 특정 업종 하나에 투자하기보단 다른 천연자원들과 묶인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변동성을 줄이는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자산 중 투자 비중의 조정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 원자재 관련 펀드투자에 있어 전문가들이 첫번째로 꼽는 원칙은 몰빵 투자의 금물이다. 원자재의 특성상 업황에 따른 등락폭이 크고 또 투기 자본에 따른 변동폭도 커서 분산차원의 일부 투자를 권장한다는 것.

김태훈 삼성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원자재 특화펀드 등은 전체 자산배분 전략에서 핵심인 펀드로는 부적합하다"면서 "대안투자상품으로 15% 미만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이머징펀드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편인데 거기에 원자재펀드 비중까지 높이는 것은 좋은 포트폴리오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신 증시와의 낮은 상관성을 이용해 분산투자 차원의 전략이 요구된다. 원자재펀드는 일명 '청개구리 펀드'라고도 불리는 것처럼 일반적인 증시와 거꾸로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증시 하락세에서 선방을 기대할 수 있다.

◆조정 거쳐도 장기적으로는 '청신호'

최근 조지 소로스는 "최근의 유가 급등은 수급 요인과 함께 투기세력이 만들어낸 거품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거침없이 매수에 나서고 있는 투기자금이 시장에서 빠져나갈 경우 '1987년의 증시 붕괴'가 재현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대체로 원자재 관련 투자에 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김태훈 펀드애널리스트는 "최근 원유 등의 가격 상승이 두드려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정은 있겠지만 그렇다고 '급락'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동성을 줄이는 방안으로 "해당 원자재의 지수보다는 원자재 관련 기업의 주식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수진 제로인 펀드애널리스트 또한 "원자재펀드는 연초 이후 급격하게 올라 부담스럽긴 하지만 대체로 행보세를 거치며 하반기에도 상승세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어 "글로벌 경기가 앞으로도 좋은 전망보다는 나쁜 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경기가 나빠지면 원자재 쪽으로 자금의 쏠림이 심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단기적인 접근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태훈 펀드애널리스트는 "올해 안의 추가 상승여력은 크지 않아 10~15%의 상승을 보고 더 큰 리스크를 안고 가는 것은 비효율적인 투자"라며 "단기적인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긴 안목으로 금년보다는 내년 이후를 바라보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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