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경영권 투쟁자들, NHN덕에 모두 웃음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 2008.06.11 14:41

웹젠 주당 인수가 1만9000원 관측

지난해 말부터 올초까지 웹젠 경영권을 두고 이전투구를 보였던 당사자들이 모두 웃게 됐다. NHN이 자회사를 통해 웹젠을 인수하면서 이들의 지분을 모두 사들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HN게임스는 김남주 웹젠 사장 지분(6.27%)을 비롯해 우호지분인 우리투자증권(6.15%)뿐 아니라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는 네오웨이브(6.33%) 라이브플렉스(5.13%) 지분까지 모두 매입할 계획이다.

현재 네오웨이브라이브플렉스측 지분은 양수도계약까지 마쳤으며 김남주 사장과 우리투자증권측 지분에 대해 최종 가격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들 지분에 대해 NHN측이 1주당 1만9000원을 주기로 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주당 1만3000원 내외에 주식을 산 라이브플렉스 등 공격자측뿐 아니라 김남주 사장의 백기사 역할을 담당한 우리투자증권의 매수단가 1만6000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라이브플렉스측은 매수 단가 수준에서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번 딜로 차익을 거둔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손실을 안보는 수준에서 빠져나왔다는 것. 이 주장대로 매수가격에 되팔았다고 하더라도 라이브플렉스와 네오웨이브는 큰 짐을 들게 됐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획득하는데 실패, 각사별로 100억원 가량의 돈이 묶여 있었는데 이번에 별다른 출혈없이 안전하게 투자자금을 회수하게 됐기 때문이다. 웹젠 주가는 지난 3월 경영권 다툼이 김 사장 등 현경영진측의 승리로 돌아간 후 1만원을 사이에 장기간 횡보했다. 지난달 초에는 주가가 8000원대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블록 딜'로 주식을 사준 NNH의 등장은 라이브플렉스측 입장에선 '가뭄의 단비'인 셈이다.


경영권 다툼을 계기로 창업공신들을 배제하고 친정체제를 구축한 김남주 사장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일단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높은 가격에 회사를 매각하게 된데다 국내 최대의 인터넷기업쪽에 회사를 매각함으로써 회사 매각에 대한 심적부담도 상당부분 들 수 있게 됐다.

지난 연말, 경영권 다툼 와중에 백기사로 나섰다 발목이 잡혔던 우리투자증권도 이번 거래로 단숨에 손실을 만회하고 차익까지 얻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게다가 수백억원대 딜을 성공시켰다는 실적까지 덤으로 챙기게 됐다.

이번 거래로 한바탕 전쟁을 벌였던 당사자들이 모두 웃게 됐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와 투자자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우선 김남주 사장과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연말부터 흘러나온 회사 매각 얘기를 부인으로만 일관하다 전격적으로 회사를 매각한데 대한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라이브플렉스와 네오웨이브도 소액주주들에게 자신들을 지지해 달라고까지 나서다 막상 상황이 여의치 않자 자신들의 지분만 팔았다는 점에서 당시 자신들을 지지했던 소액주주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NHN도 사행성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수백억원대 자금을 투입, 머니게임 양상을 보인 당사자들의 주식을 샀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NHN측은 인수자금이 NHN 본사 자금이 아닌 NHN게임스가 자체 조달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NHN이 뒤에 버티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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