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초밥집에서 발견한 마케팅 전략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 2008.06.12 12:21

[2030일과꿈]패션안경전문점 ALO를 운영하는 박형진 대표


"회전초밥집에선 접시 색깔로 가격을 효과적으로 알려줍니다. 이 점에 착안해 다양한 색깔의 꼬리표를 붙여 바로 안경 값을 알 수 있도록 분류했습니다."

20~30대를 위한 패션 안경전문점 ALO를 운영하는 박형진 대표(34·사진)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안경 사업에 들여왔다.

먼저 정가 구조가 무너진 안경 시장에서 정찰제를 과감히 내걸었다. 저렴함 대신 가격의 투명성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여기에 또 한 가지를 차별성을 더했다. 소비자에게 상품보다 먼저 즐거움을 팔겠다는 것. 그래서 부담 없이 이것저것 안경을 써 볼 수 있도록 매장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예전엔 유리 진열장의 안경을 꺼내 달라고 해야 하니까 여간 눈치를 보는 게 아니었죠. 안경사가 옆에 붙어 있으니 몇 번 써 보면 사야 될 것 같은 압박감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소비자가 필요로 하기 전에 길가다 들러 구경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즐거움도 주고 구매 욕구도 충족시켜 주자는 것이지요."

당장 구매하지 않더라도 소비자는 필요할 때 반드시 전에 들렀던 매장을 찾기 마련이라는 생각이다.


안경도 하나의 패션 액세서리인 요즘, 젊은 층의 개성과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도록 안경 스타일리스트도 따로 두었다.

이렇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건 그동안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을 해 왔던 박 대표의 이력도 한몫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P&G '프링글스' 브랜드 매니저, 오리온 공연사업부 뮤지컬 마케팅팀장으로 일했다. 2005년부터는 1년간 월트디즈니사에서 디즈니랜드 서울 프로젝트를 맡은 경험도 있다.

"지금까지 구매자에게 유쾌함과 즐거움을 주는데 집중했습니다. 안경도 마찬가지로 간단한 변화로 이미지를 확 변화시킬 수 있는 즐거운 엔터테인먼트 소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2년 째. 최근 수익성이 낮은 평촌점의 문을 닫고 신촌 명동 두 곳에 집중하면서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다.

"그동안 이런저런 실수가 많았습니다. 시장에 대한 이해와 전략은 있었지만 실행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이지요. 전략은 1%이고 실행력이 99%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소비자가 제품에서 느낄 수 있도록 사업을 펼쳐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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