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vs ECB, 금리 신경전 가열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8.06.10 16:06

버냉키 의장은 달러화 하락 방어 나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은행권들의 현금 부족을 근거로 기준금리 인상 당위성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달러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ECB의 금리 인상에 불편해 하고 있어 두 중앙은행간 힘겨루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

지난주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언급한 뒤 유가가 급등하자 많은 전문가들이 "트리셰가 경솔한 발언으로 유가 폭등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공격에 나섰다. 특히 미국 투자은행(IB)들의 공격이 거셌다.

이처럼 ECB의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기류가 형성되자 ECB 관계자들은 유로존 내 은행들의 현금부족 현상을 근거로 제시하며 금리인상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CB가 금리를 인상하면 현재 2%인 미국 기준금리와 유로존 기준금리간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된다. 이 같은 금리 격차는 달러 약세를 부추겨 달러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원유시장으로 쏠리며 고유가를 부추기게 된다.

벤 버냉키 FRB 의장
벤 버냉키 FRB 의장 역시 "약달러는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달러화 가치 하락 막기에 나섰다. 유로존 기준금리 인상을 놓고 FRB와 ECB간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는 것.

ECB도 금리 인상이 고유가를 야기한다는 가능성을 시인하고 한동안 금리인상을 자제해왔다.

ECB가 매년 2차례 발표하는 '금융 안전성 보고'(financial stability review)에서도 미국 주택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과 부실 자산으로 인한 국제 은행들의 추가손실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기준금리 인상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또 유가가 크게 올라 유로존 내 금융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ECB는 그러나 트리셰 발언 이후 9일 "유로존 은행들이 현금 부족을 겪고 있다"며 "이를 위해 특별 기금을 금융권에 투입해야 할 형편"이라고 말하는 등 금리인상을 염두한 근거제시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시중 유동성은 줄어들지만 시중은행에 대한 저축이 증가하면서 은행들의 현금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유로존 은행들은 지난해 여름 이후 신용경색이 지속되면서 단기 자금 부족에 시달려왔다.

유럽 은행들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생 상품에 투자를 했다가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상호 대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간 3개월 단기 대출 금리는 ECB의 기준금리 4%를 훌쩍 넘긴 4.961%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연준 관계자들 역시 이날 금리 인상에 나설 뜻을 밝혔다. 달러 가치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지적이다.

FRB와 ECB의 힘겨루기에서 과연 달러 및 유가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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