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하이 증시, 또 3000선 내주나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8.06.10 14:10
- 지준율 인상+고유가로 급락
- 금융주 정유주 하락 주도
- '인플레 우려, 베트남과는 다르다' 전망도



10일 중국 증시는 무서운 기세로 하락하고 있다. 2개월래 최대 낙폭이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5%, 선전종합지수는 6%대 급락해 연저점을 위협하고 있다. 상하이지수는 올들어 40% 하락했다. 올해 저점은 4월22일 장중 기록한 2990.79였다.

지난 7일 중국 정부가 또다시 지급준비율을 인상한 후폭풍에다 전날 휴장에 따라 전 세계 증시의 조정 여파가 한꺼번에 몰아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상하이증권보는 이날 증시 폭락을 '내우외환의 결과'라고 표현했다.

홍콩 다이와증권의 헤지펀드 운용 대표인 벤 콜리트는 "현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아직 주식을 팔지 않았다면 (매수하지 말고)한발 물러서 있으라'고 충고한다"며 "향후 추가하락 할 여지가 크다"고 경고했다.

이날 상하이지수는 5.92% 하락한 3132.59로 오후장을 시작했다. 선전지수는 6.68% 내리고 있다.

◇ 지준율 여파 금융주↓ 고유가로 정유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인플레이션과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지난 7일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현재 16.5%에서 17.5%로, 두차례에 걸쳐 1%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자금 여력은 더욱 줄어들게 됐다.

이에 중국 증시에서는 금융주들이 폭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공상은행은 7% 가까이 급락하고 있다. 중국건설은행은 6%, 중국상업은행은 8%, 중국은행은 5% 하락했다.


유가 상승으로 비용 증가가 우려되는 석유화학 관련 주식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석화(시노펙)는 4.5%,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는 3.2% 하락했다.

베이징 ICBC 크레디트스위스자산운용의 짱 링 매니저는 "긴축 정책과 고유가에 따라 기업 실적 증가세가 더욱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서는 모든 여건이 부정적이라는 심리가 확산됐다"고 말했다.

◇ 꺼지지 않는 인플레 우려 = 중국은 긴축 정책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특히 쓰촨성 지진 여파로 들썩이는 물가는 정부 당국의 정책 의지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마켓뉴스인터내셔널은 오는 12일 발표되는 중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5월 CPI 상승률은 8%로 예상되고 있다. 4월 CPI는 8.5%를 기록, 1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 그래도 중국은 괜찮다? = 반면 최근 베트남의 금융위기가 중국으로는 전이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과 베트남이 겪고 있는 인플레 문제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이다. 베트남 경제는 한때 해외투자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최근들어서는 심각한 버블 붕괴에 시달리고 있다.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 인민대학 금융증권연구소의 자오시쥔 교수는 "이런 위기가 발생한다고 해도 중국은 주요 경제 펀더멘털이 베트남과 다르다며 중국의 위기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중국 역시 곡물,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고전하고 있는 반면 베트남은 심각한 국내 문제를 안고 있다고 자오 교수는 지적했다. 자오 교수는 "중국과 달리 베트남은 외국 자본이 자산 버블을 일으키는 것을 제한하지 못했다"고 거듭 지적했다.

푸단대의 쑨리지엔 교수 역시 "베트남에서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는 것은 매우 쉽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많은 비용이 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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