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vs 헤지펀드 수익률 내기 누가 이길까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8.06.10 11:08
- 버핏 대 펀드오브헤지펀드 64만불 내기
- 10년뒤 S&P500지수 상승률 vs 5개 헤지펀드 수익률?
- 세기의 대결.. 누가 이길까? 수수료가 '관건'

↑ 워런 버핏
전문가들이 신중하게 고른 헤지펀드라면 앞으로 10년간 S&P500 지수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이 문제는 '가치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사진)과 뉴욕의 한 펀드오브헤지펀드가 풀어줄 듯 하다.

10일 포천에 따르면 버핏은 펀드오브헤지펀드 회사인 프로떼제 파트너스와 향후 10년간 지수와 헤지펀드 수익률을 두고 내기를 걸었다. 펀드오브헤지펀드란 헤지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펀드를 묶어 운용하는 재간접펀드를 뜻한다.

앞으로 10년간 S&P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5개의 헤지펀드 수익률 평균보다 높을 경우 버핏이 이기고, 반대의 경우 프로떼제가 이긴다.

버핏은 인덱스펀드로 유명한 운용사인 뱅가드가 운용하는 S&P500 인덱스펀드에 베팅했다. 프로떼제는 5개의 헤지펀드를 엄선했다.

이 '세기의 대결'은 버핏의 오랜 친구이자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보고서 중 '회장의 편지' 편집장이 올 1월 처음으로 공개했다.

버핏과 프로떼제는 이 내기에 각각 32만 달러(한화 약 3억2000만원)를 걸었다. 양쪽이 베팅한 총 금액 64만 달러의 판돈으로는 미 국채를 매입했다.판돈은 내기가 끝날 때 쯤에는 100만 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100만 달러는 승자가 후원하는 자선단체에 전액 기부된다. 프로떼제가 이긴다면 이 돈은 런던에 있는 국제 자선단체인 앱솔루트리턴포키즈(ARK)에 보내진다. 버핏이 이길 경우 버핏의 딸인 수전 버핏이 이사로 있는 오마하의 걸즈 Inc.에 기부된다.

↑ 프로떼제 경영진. 맨 왼쪽이 지데스 회장.
내기는 지난 2006년 5월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총때 버핏이 한 말에서 비롯됐다. 버핏은 "어떤 운용사가 고르는 헤지펀드든 간에 S&P 지수를 초과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S&P 인덱스펀드는 10개 헤지펀드 수익을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듬해인 2007년 7월 테드 지데스 프로떼제 회장(37)은 버핏에게 내기를 제안했다. 프로떼제는 지데스 회장과 다른 두 최고경영자(CEO)가 함께 운영하는 펀드회사다. 2002년에 설립됐으며 현재 35억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수개월간 협상 끝에 지데스 회장은 10개가 아닌 5개 헤지펀드를 고르기로 하고 내기는 시작됐다.

지난 2002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프로떼제의 펀드는 수수료를 포함해 95%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뱅가드의 S&P500 인덱스펀드의 수익률 64%를 크게 초과한 수치다.

올 1분기 하락장에서도 프로떼제 펀드 수익률은 1.9%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뱅가드 펀드는 9.5%나 떨어졌다. 지데스 회장은 "헤지펀드의 능력은 시장이 힘들 때 더 빛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버핏은 자신이 이길 확률이 60% 뿐이라고 했지만 프로떼제는 이길 확률이 85%에 이른다고 자신했다.

이처럼 프로떼제 측이 승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복병은 따로 있다. 바로 수수료다. 포천은 "펀드 수수료가 프로떼제에게 큰 장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누적되는 수수료가 펀드 수익률을 갉아먹어 승패에 영향을 줄 것이란 설명이다.

버핏은 "헤지펀드와 펀드오브펀드의 수수료는 성가시고 불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펀드오브헤지펀드는 보통 연 1%의 운용보수와 1.5% 수수료를 포함해 연 2.5%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반면 뱅가드 S&P500 인덱스펀드의 연 수수료는 0.15%에 불과하다.

또 헤지펀드는 수익의 20%를 성과보수로 가져간다. 발생한 수익의 80%만 투자자들에게 돌아사는 셈이다. 여기에 펀드오브펀드(재간접펀드)가 80% 중 5% 이상을 중간수수료로 떼는 것까지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성과의 최대 76%만 갖게 된다.

결국 프로떼제가 내기에 이기기 위해선 5개 헤지펀드들이 지수를 크게 초과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데스 회장은 "다행히 우리는 '버핏이 아닌' S&P지수 상승률에 내기를 걸었다"고 말했다.

포천은 "하지만 프로떼제는 내기와는 별도로 가격을 매길 수 없는 홍보 효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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