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인사실패 장본인이 책임져야"(종합)

오상헌 기자, 이새누리 기자 | 2008.06.09 17:33

'박영준·류우익'등 사퇴 공개 촉구...권력투쟁 아닌 '충정' 강조

청와대 핵심 실세들의 '권력 사유화'를 정면으로 비판했던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이 9일 청와대 인사 책임자들의 '책임론'을 거듭 주장하며 이들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특히 한나라당 다수 의원들은 정 의원의 문제제기 방식과 시기의 적절성에 물음표를 달면서도 청와대의 대폭적인 '인사쇄신'엔 공감을 표시하고 있어 이명박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릴 지 주목된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인사 실패가 국정 무능 및 부도덕 인사로 이어져 국정실패까지 초래됐다"며 "이제는 책임질 사람들이 각자 자기 거취를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앞서 '권력사유화'의 3인방으로 지목했던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과 류우익 대통령실장, 장다사로 정무1비서관 등의 경질 혹은 사퇴를 공개 촉구한 것이다.

정 의원은 이날 신상발언에서 "인사실패를 초래한 사람들이 아무런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다. 결국 대통령이 책임지라는 얘기 밖에 더되느냐"며 "인적 쇄신을 한다면서 인사실패의 책임자는 그대로 있고 실패한 인사 결과만 바꾸면 어떻게 하나. (부적절한 인사를) 천거한 사람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특히 자신의 언급이 여권내 '권력투쟁'으로 비쳐지는 데 대해 "절차와 방법상 물의를 일으켜 당과 청와대에 죄송스럽다"면서도 "충정일 뿐 권력다툼이 아니다. 지는 게 뻔한 데 옛날 같으면 사약을 받는 행동을 왜 하겠느냐"며 진정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이 정부에 대한 충정이 대한민국 어느 누구 못지 않다고 자신한다"며 "저는 필요하다면 언제든 백의종군의 자세를 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 참석 의원은 "(의총 결과 이 문제를) 공론화시키지 말자는 데 전반적으로 공감했다"고 말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정 의원의 문제제기에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재철 의원은 "인적 쇄신이 청와대 핵심인 대통령실장부터 총리까지 이뤄져야 국민 눈높이에 맞출 수 있다. 정 의원의 얘기는 청와대의 인적쇄신을 요구한 것이지 권력투쟁은 아니다"고 동조했다.

권경석 의원도 "읍참마속의 결단이 필요하다. 청와대와 내각의 중요직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고 공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준 최고위원도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이 눈물을 약간 글썽이던데 말에 진정성이 느껴졌다"며 "많은 의원들이 (인적) 변화의 폭이 커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반면, 정 의원의 지적이 방법과 시기면에서 부적절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정 의원의 충정은 알겠지만 권력투쟁으로 비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고 김정권 원내 공보담당 부대표가 전했다.

김 원내 부대표는 "오늘 의총에선 다수 의원들이 정 의원의 충정을 이해하고 뜻을 같이 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대통령에게 의원들의 자유토론 내용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 의원은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류우익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박 비서관, 장다사로 정무1비서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을 겨냥,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청와대를 장악하고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며 사실상 이들에 대한 '경질'을 공개적으로 요구해 논란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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