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박퇴진], 인터넷 게시판 도배

머니투데이 조홍래 기자 | 2008.06.09 16:45

명박퇴진 말머리 달기 빠르게 확산...'편가르기'비판도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번지고 있는 [명박탄핵] 말머리 달기 운동


각종 인터넷 게시판이 [명박퇴진]으로 도배되고 있다.

촛불시위에 관해 가장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선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명박퇴진] 말머리 달기 운동'이 진행중이다. 게시물 제목에 공통된 문구를 쓰는 '말머리 달기'는 특정 사건을 기념하거나 추모하기 위해 주로 활용돼 왔다. 최근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협상 고시 강행에 항의하며 제목앞에 '▶◀근조 대한민국(謹弔 大韓民國)'을 붙인 것이 대표적 예다.

이번 [명박퇴진] 말머리 달기 운동의 시작은 예전과 조금 달랐다. 일부 네티즌이 알바행위(여론조작을 위해 글을 올리는 행위)를 색출하기 위해 [명박퇴진] 말머리를 달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알바를 하는 사람들이 차마 '명박퇴진'이라는 문구를 제목에 쓰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제안에 네티즌들은 "좋은 아이디어" "[명박퇴진] 말머리가 없으면 글을 읽지 말자"며 자신의 글 제목 앞에 [명박퇴진]을 붙이기 시작했다. 말머리 달기 운동은 순식간에 게시판을 드나드는 네티즌들에게 퍼졌다.

아고라 게시판 자유토론방에는 말머리가 없는 글제목은 찾기 힘들다. 네티즌들의 추천수가 많은 글들을 모아놓은 '최신 추천 베스트'란도 [명박퇴진] 말머리가 달린 글로만 채워졌다. 네티즌들은 말머리 달기 운동을 아고라 게시판 뿐만 아니라 다른 인터넷 사이트에도 퍼뜨리고 있다.


네티즌들의 이번 말머리 달기 운동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촉발됐던 촛불시위에서 '이명박 대통령 퇴진'구호를 외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시위 초반 '협상무효 고시철회'를 요구하던 촛불시위대는 정부가 고시를 강행하고 촛불시위대를 진압하는 양상을 띄면서 '이 대통령 퇴진'을 외치기 시작했다. 촛불시위대의 주축인 네티즌들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명박퇴진]을 말머리로 다는데 거리낌이 없는 모습이다.

알바를 식별하기 위한 도구로 시작된 [명박퇴진]은 온라인 시위현장의 구호로 의미가 바뀌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명박퇴진]대신 [대운하반대] [민영화 반대] [촛불평화] 등 자신이 주장하고 싶은 구호를 말머리를 달기도 했다.

모든 네티즌들이 말머리 달기에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 네티즌은 말머리 달기가 여러 생각을 가진 네티즌들의 의견 개진을 막고 편가르기를 부추길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무조건 말머리를 달지 않으면 알바로 몰아간다"며 "아고라 게시판은 자유로운 토론의 장인데 한쪽에 독식되는 것 같다"고 네티즌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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