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배럴당 3달러였던 유가는 12달러까지 치솟았고 세계경제는 충격에 휩싸였다. 미국에서는 휘발유 소비가 많은 대형 차량이 중고차시장에 대거 쏟아졌고 평소에 캐딜락 같은 당시의 고급차량을 타는 것이 소원이었던 일부 저소득층들은 휘발유 값을 무릅쓰면서 헐값에 중고시장에서 고급차량을 구매하여 타고 다녔다는 웃지못할 이야기도 전해졌었다.
위기가 곧 기회라고 유가상승으로 인해 기름이 상대적으로 덜 소요되는 소형차의 인기가 폭발했다. 이에 따라 소형차 생산에서 비교우위에 있었던 일본 자동차회사들은 대박이 터졌고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확고한 기반을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
물론 당시는 석유부존량 자체에 대한 문제는 논의가 심각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1980년의 2차 오일쇼크 이후 오랫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유가가 드디어 최근 배럴당 150달러를 향해 돌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올 것이 오는구나'라는 느낌이 든다.
연간 석유 사용량을 보면 미국이 72억배럴, 중국이 26억배럴 우리나라가 8억배럴 정도이니 세 나라만 합쳐도 100억배럴이 넘는 양을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소위 모터리제이션 즉 전 국민 자동차 보유가 진행 중인 중국과 인도에서 계속 자동차가 늘어나면 이제 석유 수요증가는 기하급수적이 될 것이다.
문제는 최근 원유생산이 서서히 한계에 달하는 피크 오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원유의 경우 대부분 우물에서 물을 긷듯 압력을 이용하여 유정(油井)에서 길어올린다.
그런데 처음에는 석유가 많이 나오다가 안정화되고 나면 어느날인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 무언가 고갈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고 이 피크오일 현상이 미국의 유정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피크오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오일가격은 앞으로 더 오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제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이 본격화되면서 자원 에너지 곡물의 가격도 같이 오르고 있다. 그동안은 돈만 있으면 구하는 흔한 물건 취급을 받았던 각종 자원들이 이제는 귀하신 몸이 되어 엄청난 가격상승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향후 자원 에너지 곡물 등에 투자하는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 전략, 그리고 자원 에너지 곡물을 테마로 하는 기업의 가치상승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관심의 강도 또한 상당히 세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성장의 한계를 맞고 있는 전 세계 경제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하는가 본격적으로 고심해야 할 때가 오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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