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가·주가패닉, 진정은 되겠지만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6.08 16:16
이달들어 유가가 고점대비 10% 가까이 하락하면서 한때 원유시장이 '정상'을 찾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미 증시에 확산됐다. 5월 소매업체들의 동일점포 매출이 예상보다 늘어난 것으로 발표된 5일에는 경기침체는 그럭저럭 견딜만하다는 자신감속에 증시가 큰 폭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불과 하루만에 다시 증시는 온통 먹구름으로 뒤덮였다.

다우지수는 지난 금요일 하룻동안만 3.1% 폭락한 여파로 지난한주간 3.5% 내려앉았다. S&P500 지수도 지난금요일 3.1% 하락으로 한주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한주간 2.9% 떨어졌다.
인수합병 호재 등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보이던 나스닥 지수 역시 금요일 하루동안 3%급락, 1.9% 주간 하락률을 보였다.

◇ 유가 '버블' 영역...떨어진다

상승의 진앙지는 단연 유가.
지난 6일 하룻동안 11달러가 폭등했다. 올해 들어서만 40%나 뛰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이 변수로 작용하긴 했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가격상승에 일제히 베팅하면서 유가폭등을 이끌어낸 기본적인 논리는 '수요와 공급'이다.

도이치뱅크의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 오웬 피츠패트릭은 "과거에는 미국경제가 침체되면 유가도 하락했지만, 지금은 미국인들이 승용차를 몰지 않아도 공급은 사우디가 결정하고 수요는 중국이 결정한다"고 말했다.
'7월4일'이라고 날짜까지 박아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 지난주말의 급등을 불러온 모간스탠리의 분석도 아시아지역의 수요급증을 주된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하루에 10달러까지 유가가 급등한 것은 이미 유가가 수급의 영역을 벗어나 '버블'영역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설득력이 있다.
프리랜서 투자전략가 수보드 쿠마르는 "시장이 이처럼 변동성이 커진 것은 투기세력들이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는 증가"라고 말했다.
씨티 퓨처스 퍼스펙티브의 애널리스트 팀 에번스는 "고유가로 인한 수요감소에 투자자들이 주목하기 시작하면 유가는 하락할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28명의 유가 담당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4%인 18명이 이번주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원유재고 발표가 하락의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 '고용쇼크'는 착각?..경기침체 전망 엇갈려


유가폭등과 함께 미 증시 급락을 불러온 또하나의 요인은 '고용쇼크'.
비농업부문 고용이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실업률이 5.5%로 한달새 0.5%포인트 증가, 1986년 이래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미국 경기침체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공포감이 주가급락으로 이어졌다.

미국 경제가 '사실상' 침체에 접어들었다는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경기침체의 지속기간과 강도, 이로 인한 증시 향방에 대한 진단은 엇갈린다.

와코비아의 시장 수석전략가 앨 골드만은 "현재의 침체 혹은 급격한 경기둔화는 통상 10개월 정도 지속됐던 이전의 침체와 비슷하다"며 "대다수 투자자들이 이같은 견해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침체에 접어들었다고 가정할 경우 올 하반기에는
경기가 반등하고, 통상 경기보다 5,6개월 선행하는 주식시장은 이미 반등기에 접어들었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JP모간의 토마스 리 미국 증시 수석 투자전략가는 "(고용지표의 영향으로) 지난 금요일 주식을 팔아치운 투자자들은 증시 전망을 완전히 잘못 읽은 것"이라고 말했다.
실업률이 증가한 것은 졸업후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들이 늘었기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며 경기침체의 심화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그는 S&P500지수가 연내 145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경기침체의 깊이와 길이 역시 변수는 유가.
이미 미국내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5일 이미 갤런당 3.989달러로 4달러에 바짝 다가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인들의 소비심리에서 유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때 소비위축으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심각해질수 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의 인플레가 임금인상에 따른 현상이 아니라는 점은 위안을 주고 있다. 임금은 물가와 상승작용을 일으켜 경기를 더욱 악화시킨다. 하지만 상품가격 급등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현재의 물가상승 추세는 소비가 줄어들면 (상품가격 하락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게 낙관론자들의 전망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