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의 '세금 환급'… 왜?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06.08 11:03
사상 초유의 세금 환급이 실시된다. 총 7조원을 저소득층과 영세 자영업자 등에게 돌려준다. 과거 오일쇼크에 가까운 고유가 상황이라는 게 명분이다. 그러나 쇠고기 정국에서의 민심악화도 세금 환급이라는 '특단의 대책'을 끌어낸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8일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고위 당정협의를 열고 세금 환급 등을 골자로 한 '근로자·자영업자 등을 위한 고유가 극복 종합대책'을 확정했다.

◆ 세금 환급이 뭔가?= 이번에 나온 세금 환급은 정확하게는 '택스 리베이트'(Tax Rebate)에 해당한다. 실제로 내지 않은 세금까지도 돌려받는 것을 말한다. 이미 낸 세금에 대해 과다납부 등을 이유로 돌려주는 택스 리펀드(Tax Refund)와는 다르다.

지난 5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를 맞아 미국에서 시행된 세금 환급도 택스 리베이트였다.

당시 미국에서는 개인에 300~600달러, 결혼 가정에 600~1200달러(유자녀 가정은 1인당 300달러 추가) 등 총 1000억달러 규모의 세금 환급이 실시됐다. 1억3700만명이 세금 환급의 혜택을 받았다.

◆ 지원 효과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번 대책을 통해 연봉 3600만원이하 근로자 980만명과 종합소득금액 2400만원 이하 400만명의 자영업자가 최대 24만원의 소득세를 돌려받게 된다. 지원 규모는 총 7조원 정도.

우리나라의 전체 근로자(1300만명) 가운데 78%가 지원 대상이다. 또 전체 자영업자 460만명 중 87%가 세금 환급의 혜택을 받는다.


1톤 이하 자가 화물차 260만대에 대해서도 연간 10만원 한도에서 유류세 환급이 이뤄진다. 특히 1톤이하 트럭 소유자가 환급금을 받을 수 있는 요건에 해당되면 최대 34만원까지 수혜를 받을 수 있다.

◆ 대책 왜 나왔나?= 우선 현재 유가가 과거 오일쇼크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급등해 서민경제를 중심으로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게 정부가 내세운 이유다.

지난 6일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137.5달러였다. 과거 오일쇼크 때였던 지난 1980년 4월 배럴당 39.5달러를 현재가치의 실질실효유가로 환산한 150.2달러에 가까운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해 쓰고 남은 예산 가운데 일부인 4조9000억원을 서민생활 지원과 내수진작에 활용한다는 것도 세금 환급 대책이 나온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연일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 초반으로 떨어지는 등 어느 때보다 민심 달래기 정책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도 이번 대책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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