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시위대 의견, 완전히 이해한다"

송기용 기자 | 2008.06.06 17:34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관련, 시위를 벌이고 있는 국민들의 견해를 "완전히 이해한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또 "나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경제가) 1~2년안에 진전을 이룬다면 지지자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째인 지난 3일 청와대에서 미 시사주간지 타임(TIME)과 가진 회견에서 "최근의 시위는 그들의 건강과 어린 아이들의 안전에 관한 우려의 문제"라며 "국민의 견해를 완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타임은 6일 보도했다.

'우울한 청와대(Lee's Blue House Blues)'라는 제목으로 이날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타임 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놀랍게도 대규모이며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시위가 "쇠고기 문제를 넘어 그 이상의 것에 관한 것임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뿌리깊은 시위 문화를 설명하며 “한국에는 국민들의 시위가 진정한 그리고 의미있는 변화의 단초가 된 전통과 역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정치적 격변은 역동적인 한국의 단면”이며, “한국인과 한국을 다른 국가, 다른 국민들과 확연히 구분시켜주는 특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성장 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자신이 처한 현재의 시련을 헤쳐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금지라는 수정된 조치가 “전적으로 식품 안전에 관한 우려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공포와 우려를 완화할 것”이라고 기대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통치 스타일에 대한 비판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일부 사람들은 내가 다른 사람들 혹은 한국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나의 리더십 스타일이 일방적이고 독주한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오랫동안 최고경영자(CEO)로 일했고 CEO는 소비자들과 그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앞으로 좀 더 많이 귀를 기울이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임은 'CEO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 대통령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7%로 끌어올려 10년 안에 1인당 GDP를 4만 달러로 높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이같은 목표는 갈수록 멀어지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도 "국제 경제 상황이 유리하지 않다”라며 자신이 내세운 목표들이 세계 경제 둔화 등을 고려해 “조정되어야 할 것”이라는 인정했다. 또 “우리는 즉각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며 “현 시점에서 나에게 표를 던진 한국인들은 그들이 원하는 빠른 속도의 변화를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해 다소 실망하고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나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1~2년 내 진전을 보게 된다면, 그 지지자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며 “일부 여론 조사를 보면 50% 이상이 정부와 대통령이 앞으로 잘할 것이라고 답하는 등 여전히 높은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타임은 이날 기사에서 이 대통령이 지난 2월 취임했을 때만해도 무적(無敵)의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타임은 최근 수일간 수만 명의 시위자들이 서울 도심 거리로 쏟아져 나와 데모를 벌였고 이 대통령의 국민지지도는 20% 안팎으로 떨어졌고, 비판자들을 달래기 위해 내각을 개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무적의 분위기는 사라졌다고 전했다.

타임의 마이클 엘리엇 부편집장 겸 국제판 편집장과 마이클 슈만 홍콩 특파원과 한 이 대통령의 인터뷰는 6일 인터넷판에 보도된데 이어 9일 타임 아시아판으로 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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