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유가200불 예언' 속셈은 투기?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6.06 11:37

美의회, 기관투자가 선물거래 집중 점검

미국 감독당국의 원유시장 투기세력 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가 투기와 관련한 의혹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바트 스튜팩 하원의원(공화당)은 5일(현지시간) 치솟고 있는 국제유가는 선물시장에 있는 거대한 기관투자가(트레이딩 하우스)에 의해 조작되고 있다며 다만 진행중인 조사에서 불법 행위를 발견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스튜팩 의원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의 원유 거래가 심도있게 점검받고 있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두 은행은 그들의 거래 행위를 문제 없다고 변론했고, 스튜팩은 저항이 세지자 CNBC에 출연해 의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특정한 회사는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스튜팩 의원과 두 은행간 설전은 의회가 대선을 앞두고 유가 급등의 책임과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애쓰는 과정에서 나왔다. 스튜팩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골드만과 모간이 유가 급등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확산됐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강도 높게 유가 200달러 시대를 전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다른 관심을 사고 있다.

때마침 이날 선물시장에서 유가는 5.49달러나 폭등한 배럴당 127.79달러로 마감했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요즘 의회 조사가 점점 더 강해지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유가 급등을 주도한 '손쉬운 악당'을 찾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는 것이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수급이라는 펀더멘털이 유가급등을 가져왔다고 주장하지만 당국과 의회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이후의 흐름은 금융시장의 과도한 투기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상황이다.

스튜팩은 "조사가 진행될수록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기법의 투기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가장 큰 투자자들은 은행이다. 이들은 현재의 시스템을 두고 도박을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골드만삭스가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말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아무도 200달러를 보고 있지 않았는데, 골드만은 200달러까지 밀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의회에서 이같은 강성 발언이 나오자 모간스탠리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근본적으로 스튜팩의 진술에 반대한다. 얼마든지 우리의 상품투자 사업에 대해 의회와 만나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의 대변인은 "우리는 상품 거래를 철저히 규정에 따라 했다. 시장 조작을 금지하기 위해 우리는 엄격한 제도와 절차를 갖고 있다"고 항변했다.

스튜팩은 다음주중 스왑시장, 외환시장 그리고 장외시장 거래를 통한 투기에 초점을 둔 규제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특히 스왑시장이 초점이다. 나이멕스(Nymex, 뉴욕상업거래소)의 경우 최근 월물에 대한 원유 선물 포지션을 현물기준 최대 300만배럴로 한정하고 있다. 그런데 상품스왑 포지션에 대해 헤지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 상당수는 투자은행들이 스왑 포지션에 대해 헤지를 한다는 명목으로 선물 포지션 한도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물거래소인 'ICE 유럽 선물'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ICE는 미국 원유 선물시장 거래를 할 수 있지만 나이멕스(뉴욕상업거래소)처럼 규제를 받지는 않고 있다.

투기와 유가 급등과의 연관성 그리고 투기 거래가 갖는 불법, 탈법을 증명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의회가 투자은행의 불법을 입증한다면 이는 원유를 비롯한 상품시장 전반에 엄청난 파장을 던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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