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만남은 버시바우 대사가 "미국산 쇠고기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한국인들이 더 배워야 한다"고 한 발언이 논란을 낳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버시바우 대사는 당시 지난 3일 정부의 쇠고기 장관고시 연기에 대해 "실망스럽다" "재협상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등의 언급도 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이 전해지자 한나라당과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 했다. 가뜩이나 쇠고기 민심이 악화돼 있는 터에 '반미 감정'을 더욱 자극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강 대표가 버시바우 대사와 면담을 추진한 배경에는 '항의'의 뜻을 전달하자는 측면도 있었지만, 발언의 진의를 듣고 해명의 기회를 주자는 의도가 강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예상대로 자신의 발언이 "본의와는 다르게 와전돼 상당히 당황했다, 한국과 한국인을 존경하지 않기 때문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적극 해명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그러면서도 '재협상'엔 확실히 선을 그었다. 강재섭 대표는 "당의 입장은 30개월 이상이 된 쇠고기는 어떻게 해서든지 수입이 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재협상이건 추가 협상이건 어떤 방법으로든 미국 정부가 해결이 가능하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그러나 "(쇠고기 협상은) 한국과 미국같은 두 선진국 사이의 협정인 만큼 재협상하기는 어렵다. 재협상만이 유일한 해법은 아니다"고 했다. 현재 양국이 진행 중인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출입 중단' 논의에 대해서도 '협의'라는 표현을 썼다.
버시바우 대사는 특히 "형식을 다를 지 모르지만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결과는 재협상과 꼭 같은 것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민간업계 사이의 약정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의 공식 입장이 양국 민간업체의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입 자율규제에 협조하되, '재협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