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청파 "너무올라 재개발해도 걱정"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 2008.06.06 08:15

[버블 키우는 '무늬만 재개발'- <3>]청파 3.3㎡당 7000만원

- 지분값 급등 수익 낮은듯
- 강남아줌마들 발길 끊어

지난 4일 오후 서울역 서부역 뒷편 용산구 청파1동 노후주택가. 고층빌딩들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서울역 정문 앞 풍경과는 딴판이었다.

이 곳은 도심에 근접해 있으면서도 용산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저층의 허름한 주택들이 밀집해 있고, 곳곳에선 단독주택을 허물고 연립을 신축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동네 안으로 들어가니 좁은 골목사이로 중개업소가 빼곡했다. 재개발에 대한 기대 수요가 늘면서 청파1동에만 무려 80여개의 중개업소가 영업 중이다.

사무실 입구마다 '재개발 전문'이라는 문구가 빠짐없이 적혀 있다. 재개발 투자 열풍이 불기 전인 지난 2006년 초만해도 중개업소는 한자릿 수에 불과했다. 이후 뉴타운과 재개발 바람을 타고 '새내기' 중개업소들이 둥지를 틀었다.

K공인중개업소 김 모 사장은 "서울에 이런 곳이 있나할 정도로 이 지역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면서 "동네가 낙후된 만큼 재개발도 빨리 이뤄질 것 같아 이 곳에서 영업을 개시했다"고 말했다.

주거 환경이 열악한데도 불구하고 이 지역 대지 지분값은 현재 3.3㎡당 6000만~7000만원에 달한다. 그나마 지난 2월 '대선효과'로 3.3㎡당 7000만~8000만원대까지 급등했다 총선이후 다소 하락한 것이다. 지난 2005년 말만해도 지분값은 3.3㎡당 2000만원선이었다.4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개발 발표만 나면 강남 못지않은 지역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지난해부터 올초까지 지분가격이 2~3배 이상 급등했다"며 "며칠새 수천만원씩 오르내리다 보니 계약 해지 사례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용산 국제업무지구 조성과 인천공항철도 개통 등 각종 호재가 풍부해 오를 수 밖에 없는 지역"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 재개발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는데도 투기 열풍이 불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중소 추진위들이 구성되고 있지만 공식적인 재개발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이 지역은 지난 2005년 '서울시의 2차 균형발전촉진지구' 후보로 올랐다 탈락한 바 있다.

용산구청의 한 관계자는 "재정비촉진지구와 관련, 현재 타당성 검토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은 (정비지역)지정도 안된 상태인데 호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고 지적했다.

지분 매입가가 너무 올라 추가부담금을 낼 경우 오히려 일반분양보다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더라도 개발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최소 5~10년이 걸린다"며 "현재 지분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어 추가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개발이 늦어지고 있는데다 가격도 이미 많이 올라 지난해 이 곳으로 몰려들던 '강남 아줌마'들의 발길이 최근 뜸해졌다"며 "재개발 하나 믿고 이 곳에 들어온 80여개의 부동산업소들도 초조해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