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 투자유치설에 산은·우리금융 난색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김경환 기자 | 2008.06.04 17:47

서브프라임 사태 여전.. 외화 유동성도 제한

리먼브러더스가 한국의 산업은행·우리금융을 포함해 해외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관련 은행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데다 대규모 투자에 나설 만큼 자금 사정도 여의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리먼, 한국에 러브콜?=월스트리트 저널(WSJ)은 4일 리먼브러더스가 최소 한 곳의 한국 기관을 포함, 해외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리먼브러더스가 당초 미국에서 자본 유치를 물색했지만, 최근 주가 급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한국을 포함한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고 전했다.

리먼브러더스는 조건호씨를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등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리먼브러더스는 한국산업은행과 우리금융지주로부터 투자 유치를 모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메릴린치에 투자했던 한국투자공사(KIC)는 이번 투자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WSJ은 리먼브러더스가 보통주 발행을 통해 30억~4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산은·우리금융 난색=이와 관련 산업은행은 "리먼브러더스에서 어떤 연락도 받은 바 없다"며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자금여력은 있지만 서브프라임 사태가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것. 오히려 리먼브러더스 같은 불확실한 투자처보다 국내에 투자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국내 기업들의 달러 수요가 넘치고 있는 탓이다.


시중은행 역시 사실상 외화대출을 중단할 정도로 달러화 사정이 좋지 않아 투자가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민영화 현안이 걸려 있어 외부로 시야를 돌리기도 쉽지 않은 처지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최근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교체되고 있어 당분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해 서브프라임 사태로 투자손실이 큰 탓에 투자확대 보다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 은행내부 보유 외환 소진 등 대내외 여건도 좋지 않다"며 "예금보험공사에서도 쉽게 허락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이나 하나금융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신한금융은 이미 조흥은행과 LG카드를 인수한 터라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다. 현재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들이고 있어 산은이나 우리금융 인수에 나설 절박한 이유도 없는 상태다.

하나금융 관계자 역시 "김승유 회장이 어제 스위스로 어제 떠났지만, 이는 기존 제휴선과 정례적인 만남일 뿐"이라며 "리먼브러더스 건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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