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 회계처리 '잡음'… '쇼' 제동걸리나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 2008.06.09 08:00

약정보조금 회계처리, KTF M&S 손실처리 등 '암초' 발생

'3세대(3G) 이동전화 1위'를 고수하려는 KTF의 전략이 차질을 빚을 위기에 처했다.

KTF가 위태로운 3G시장 선두자리를 지키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비용을 계속 쏟아붓고 있는 가운데 의무약정제 보조금 회계처리와 유통자회사 KTF M&S의 손실처리에 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KTF는 지난해 마케팅비용으로 1조 5973억원을 지출했다. 지난 1분기에는 4603억원을 썼다. 1분기 서비스매출 대비 마케팅비 비중은 32%에 달했다. 3G 가입자 유치를 위해 아낌없이 실탄을 쓰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SK텔레콤, LG텔레콤 등 경쟁업체들은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KTF가 실질적으로 더 많은 마케팅비를 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무약정 보조금 회계처리를 둘러싼 논란

우선 KTF와 다른 경쟁사들은 지난 4월부터 도입된 의무약정제 보조금의 회계처리 기준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KTF는 2분기 결산부터 의무약정제 보조금을 지급 당월에 한꺼번에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선급비용(자산)으로 처리하고, 약정기간동안 분할해서 비용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즉, 24개월 약정에 18만원 보조금을 지급했을 경우 당월에 18만원을 한꺼번에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24개월간 매월 7500원씩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의무약정제 보조금은 기존 보조금과 달리 약정기간이 정해져 있고, 중간 해지시 위약금이 있는 조건부 보조금으로 자산성이 있고, 이에 따라 당연히 분할비용처리가 가능하다는 게 KTF의 주장이다.

그러나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KTF가 갑작스럽게 보조금 회계처리기준을 바꾸려는 것은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감추기 위한 편법이라며, 의무약정제 보조금도 기존 보조금과 마찬가지로 당기에 한꺼번에 비용으로 처리를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주 이통 3사 관계자를 불러 입장을 청취했고, 이통 3사는 4일 정식으로 이에 대한 질의서를 제출했다. 금감원은 15일이내 이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999년 단말기 보조금의 자산성을 인정하지 않고, 의무약정기간에 상관없이 발생시 비용처리토록 의결한 바 있다.

금감원이 이번 논란과 관련, SK텔레콤과 LG텔레콤의 손을 들어줄 경우 KTF는 마케팅비를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해야 한다. 의무약정가입자수를 고려할 때 매달 50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 규모를 비용으로 처리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다한 마케팅비로 이미 멍든 실적에 더욱 비상이 걸리는 셈이다.

◇KTF M&S의 손실처리에도 '의혹'

KTF의 유통자회사인 KTF M&S의 지분법 평가손도 KTF의 마케팅비와 관련, 논란의 한 축이 되고 있다. 경쟁사 뿐 아니라 금융기관들도 KTF의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자회사인 KTF M&S로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KTF는 1분기 KTF M&S로 인해 287억원의 지분법평가손(영업외 손실)을 기록했다. KTF는 자본금 1000억원 규모의 KTF M&S의 정확한 적자 규모에 대해서는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KTF는 KTF M&S로 인한 올해 지분법 평가손 규모가 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회사인 KTF M&S의 적자는 지분법 평가손으로 처리하는 것이 맞지만, 사실상 KTF M&S의 적자는 KTF의 마케팅비, 즉 영업비용으로 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LG텔레콤도 자회사 형태는 아니지만, KTF M&S와 같은 자체 유통망을 운영하면서 그 비용을 영업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

조화준 KTF 재무관리부문장 전무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이와 관련, “KTF M&S가 사업초기 가입자를 확보하기 못해 관리수수료로 인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손실이 발생하고 있을 뿐 KTF의 가입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KTF M&S로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장은 마케팅비 전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USB, 메릴린치 등 외국금융기관들은 잇따라 보고서를 통해 "LG텔레콤은 자가 유통망과 관련된 비용을 영업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KTF가 KTF M&S의 손실을 지분법평가손으로 처리함으로써 영업이익율에 반영을 안하고, 당기순이익율에만 반영했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주지시키고 있다.

한 이통업체 관계자는 "KTF의 과도한 마케팅비 지출은 최근 시장과열의 주요인"이라며 "KTF가 KT-KTF 합병을 앞두고 전략적으로 마케팅 지출에 대한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무리하게 가입자수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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