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PD-애널리스트 대결…PD승?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08.06.04 15:25

PD수첩의 '한게임' 사행성 고발에 애널들 "도박 아니다" 반박

코스닥 대장주 NHN이 운영하는 국내 최대 게임포털 '한게임'을 두고 방송사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방송사는 한게임이 사실상 '온라인 하우스'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행성이 있다는 입장이고, 애널리스트들은 '게임과 도박은 엄연히 다르다'는 논리를 앞세워 사행성 우려는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PD수첩 "한게임은 제2의 바다이야기"=논쟁의 핵심은 한게임이 사행성을 부추기는 도박인지, 아니면 단순한 게임인지 여부이다.

MBC의 탐사보도 방송 'PD수첩'은 3일 한게임이 국내 최대의 도박판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실태를 집중 보도했다.

PD수첩은 하루 평균 순수 방문자 300만명의 거대 게임포털 한게임이 수많은 인터넷 도박 중독자들을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게임머니를 현금화 해주는 '사이버 환전상'의 성행으로 사실상 불법 도박장인 '하우스'와 다를 바 없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한게임에 중독돼 정신적·재산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게이머들과 사이버 환전상들의 목소리를 통해 한게임의 사행성을 고발했다.

게이머들은 도박을 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한게임이 사행성을 부추기는 도박장이라며 한 목소리로 폐쇄할 것을 요구했다.

또 사이버머니 환전상들도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자신들보다 근본적인 책임은 한게임에 있다며 "30초에 300만원짜리 판이 벌어지는 곳은 불법도박장인 '하우스'와 다를 바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은 한게임이 국내 최대 규모의 웹보드 게임을 제공하면서도 인터넷 도박 중독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데는 적극적이지 않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증권가 "게임과 도박은 다르다"=방송을 접한 증권가에서는 애널리스트들이 '구원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최찬석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 문제는 과거 수년간 지속적으로 제기됐으나 규제 명분을 찾지 못한 이슈"라며 "현재 카드 게임은 직접 충전방식이 아닌 간접 충전방식이 도입되고 있고, 게임 머니의 현금화 가능성이 막혀 있어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한게임의 카드게임이 사행성 물의를 일으킨 '바다이야기' 등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카드게임 이용자는 대부분은 '라이트 게이머'라는 것이다. 즉, 순방문자의 3% 미만만이 게임에 돈을 지불하고, 이중 극소수가 아이템을 거래하기 때문에 이를 가지고 사행성 운운하는 것은 무리라는 설명이다.

박재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한게임 보다 훨씬 규모가 큰 MMOPRG(온라인 다중접속 역할게임)의 게임머니가 합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웹보드 게임만 크게 규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게임이 지난해부터 관계부처와 함께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향후 보완책을 강화하면 사행성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반응은 글쎄…주가 3일째↓=증권가에서는 게임 리스크가 이미 주가에 일부 반영됐다는 점 등을 들어 이번 방송에 주가 하락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탐탁치 않다.

4일 코스닥시장의 상승 마감에도 불구하고 NHN은 전날 대비 4400원(2.14%) 떨어진 20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로 3일째 하락세다.

임진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방송에서는 한게임 피해자들의 소송과 정부 규제 강화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으나 아직 모든 것이 불확실해 향후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다만 최근 인터넷 포털의 미디어화로 정치적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고, 웹조드 게임 규제 리스크 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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