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버시바우 "재협상 불필요" 언급 비판

오상헌 김성휘 이새누리 기자 | 2008.06.04 14:10

한나라 "부적절한 언급..." 민주 "국민모독 망언"

여야는 4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가 전날 "(쇠고기) 재협상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고 말한 데 대해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가뜩이나 악화된 '쇠고기 민심'을 자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을 '부적절한 언급'이라고 비판했다.

통합민주당 등 야권은 '재협상 불필요'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재협상 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버시바우 대사가 '재협상의 필요를 못 느낀다', 30개월 이상 소의 수출금지를 요청한 정부에 '실망한다'고 했다"며 "'한국 국민들이 과학을 좀 더 배웠으면 좋겠다'고도 했는데 우리 국민 전체를 모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특히 "버시바우 대사가 제1야당 대표에게 전화해서 '실망했다' '그런 발언이 국민의 불안을 야기한다'는 식으로 말했었다"며 지난 달 논란이 됐던 버시바우 대사와의 전화 통화 내용을 상기시키도 했다.

손 대표는 "버시바우 대사는 그(통화) 이후 '어떻게 사적인 대화가 공개되는지 좀 놀랐다'는 식으로 거두절미하고 말했는데 이는 아주 예의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미국 대사가 한국 국민들이 더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발언한 것은 한마디로 오만불손한 것"이라며 "미 대사가 예의에 대해서 더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꼬집었다.


차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가 그렇게 기다리고 있었던 미국 측의 답신이 이어지고 있는데 '실망스럽다, 우려스럽다, 유감이다, 한국 국민들은 과학을 더 배우라'는 것"이라며 "왜 국민들이 미국 대사로부터 이런 굴욕적인 훈계를 들어야 하는지 정부는 반성을 해야한다"고 정부.여당에 활을 겨눴다.

서청원 친박연대 공동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 대사 발언은 온당치 못하다. 국민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대사로서 적절한 처신이 아니다"고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민주노동당은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은 쇠고기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폭넓은 이해를 무시하는 주권 모독과 주권 침해에 해당하는 망발(박승흡 대변인)"이라며 미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비판은 쇠고기 정국 수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한나라당에서도 나왔다. 최경환 수석정조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주재국 대사로서 (재협상이 필요없다고 한 것은) 부적절한 언급"이라고 지적했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당은 버시바우 대사가 아직 (한국민의 입장에 대해) 이해를 잘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갖고 있다"며 강재섭 대표가 버시바우 대사와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대변인은 "(면담을 통해)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이 어떤 맥락인지 설명을 듣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듣을 것"이라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울 게 아니라 현지 대사가 (우리 정부의 입장을) 잘 이해하고 미국에 제대로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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