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수출업체 반응 등 분석
3일 밤 서울 시내 한 병원. 대한민국을 화나게 만든 미국산 쇠고기 협상의 주역들이 한 곳에 모였다.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 등. 이들이 모인 장소는 김종훈 본부장의 모친상 빈소.
그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다른 회의를 위해 파리행을 준비하던 중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비행기에 올라 귀국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쇠고기 추가협의 소식도 공항에서 빈소로 오는 도중에 들었다.
김 본부장은 연이은 출장으로 모친의 임종을 지키지 못해 안타까운 표정이 역력했지만 수년간 지병을 앓아온 어머니를 보내며 특유의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김 본부장에 이어 정 장관, 김 경제수석, 유 장관 등이 속속들이 빈소에 도착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유 장관이 도착한지 10분도 채 안돼 쇠고기 협상 주역들이 순식간에 빈소를 빠져나갔다. 정 장관은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비서의 전화를 받고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섰다. 빈소를 지켜야 하는 김 본부장마저 어디에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빈소에서 쇠고기 협상의 주역이 사라진 오후 10시반께 또 다른 협상 당사자들인 이혜민 자유무역협정(FTA) 교섭대표와 민동석 농림부 통상차관보도 빈소에 없었다.
동시에 사라진 쇠고기 협상의 주역들은 이 대표와 민 차관보를 병원 근처나 시내 모처에서 만나 추가협의 발표에 따른 대책을 논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백악관과 미국 쇠고기 수출업체 반응, 쇠고기 고시 유보에 따른 후속조치와 민심 수습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긴박한 쇠고기 정국에 김 본부장은 모친상을 당한 슬픔조차 마음 놓고 체감하고 소화할 여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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